스피치의 말들
인생의 중반기에 접어드니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좋은 대학이나 직장을 잡기 위한 입시나 취업공부가 아닌 진정으로 자기가 하고픈 분야의 공부를 하다 보니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공부에 대한 열망이 있는 것은 학창 시절 공부라도 제대로 했으면 지금처럼 살지 않을 것이라는 후회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아무리 학창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을 잡았어도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산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기존의 공부가 주체성을 기르기 위한 공부가 아닌 사회 조직에 순응하기 위한,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공부가 되다 보니 하는 과정에서 재미도 없고, 나이가 들면 들수록 공부와는 담을 쌓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다. 불행인지 다행인지는 몰라도 학창 시절 원 없이 공부를 했던 경험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학업에 대한 열망은 인생 전반을 관통하는 가장 큰 숙제였는지 모르겠다. 사실 스무 살이 넘어 직장을 다니면서 시작한 공부도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나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공부가 전부였다. 그렇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공부에 손을 놓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세상은 더 이상 직장인에게 온전하게 공부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고, 사회의 흐름대로 인생은 물들어갔다.
인간관계를 통해 인맥을 쌓는 것이 마치 사회생활의 전부인양 퇴근 후 대부분의 시간을 인간관계를 위해 살았던 시간도 분명 존재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숱한 고통과 시련을 겪으면서 그런 보편적인 인식의 틀은 조금씩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세상은 눈 깜짝할 사이에 변하고 있었고, 하루가 다르게 배워야 할 것들은 쌓여만 갔다. 그나마 다행스러웠다고 보는 것은 재정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돈의 고통이라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큰 고통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당연한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다는 것은 사실상 파산선고를 받은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를 계기로 20년 동안의 '안주하는 삶'은 '도전하는 삶'으로 색깔이 바뀌었다. 사회적으로 고령화시대도 도래했고, 이제는 100세 시대가 온 것이다. 60세에 은퇴를 하고도 30년이라는 한 세대를 더 살아야 한다. 이제 과거의 지식과 정보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게 되었고, 꾸준히 새롭게 변화하는 세상의 환경에 맞춰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학창 시절에만 공부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했어도 노년을 위해 다시금 공부를 해야 하는 평생 교육의 시대가 왔고, 이젠 직장, 지위, 나이를 불문하고 자기에 맞는 커리큘럼으로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제 학위, 자격증, 어학 공부는 기본이고, 문화예술, 정보기술, 인문(문학, 역사, 철학) 등 인생을 다채롭고 풍요롭게 살아가려면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야 한다. 고로 전방위적인 공부를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세상이 온 것이다. 그리고 시간과 자본만 있으면 온라인을 통해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그야말로 배움의 천국 시대가 펼쳐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소수만이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기존의 사회패러다임에 익숙해져 은퇴를 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가려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시대의 흐름에서 소외되고 말 것이다. 경쟁을 부추기는 공부의 도가니 속으로 함몰되라는 것이 아니라 복잡다단한 사회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확보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기만의 커리큘럼을 기획할 수 있는가 하는 여부다. 이는 숱한 도전과 경험의 산물이므로 개개인의 취향과 성향, 학습 능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누구도 답을 줄 수 없다. 오직 자신만이 그 답을 알 수 있다. 고로 자기 성향에 맞는 커리큘럼을 찾아 공부하는 것만이 자신의 운명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