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타자르 그라시안 / 아침나라
<세상을 보는 지혜>는 1992, 1993년에 103주 연속 우리나라에서 최장기 베스트셀러로 기록될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작품이다. 철학자로 널리 알려진 쇼펜하우어가 엮은 책이기에 더욱 유명세를 타기도 한 이책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혜를 모두 모아놓은 인생교본이라고 할만한 저작이다.
이 책의 저자는 바로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다. 독일어판 발행인 오토 프라이헤어 폰 타우베의 소개를 보자면 발타자르 그라시안(1601~1658)은 스페인 사람이다. 18세 때 예수회의 일원이 되었고, 교파 소속의 여러 기관에서 교사와 강사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 책의 원저자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인간을 결코 대단한 존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기에 인간의 내밀한 속성을 파고들어 현실적으로 인간에 대한 대처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저자가 왜 이기적이고 천박하며 때로는 사악하고 변덕스러운 인간들과 어울려 살아야 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을 보는 지혜>를 읽다보면 마치 능구렁이 같은 인간 내면의 어두컴컴한 동굴 속으로 들어가 그 속을 헤집듯이 살피고 나서, 마치 그에 걸맞은 처방전을 얻은 듯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 그러므로 가급적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본다면 그에 대한 약효가 떨어질 것임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하지만 걱정할 것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책들은 그저 그렇고 그런 조언 따위로 알고 읽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인간의 속성을 파고들려는 진지한 태도만 있다면 여태껏 미처 알지 못했던 인간의 본성을 속속들이 알아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책에 수록된 295편의 주옥같은 잠언들 속에서 직간접적으로 인생에 영향을 미쳤거나 인간관계에 부딪히면서 깨달음을 얻었던 글들을 추려 발췌해 본 것이다.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부각하는 내용들이 많지만 오히려 현실적으로는 이런 내용들이 인생에서 긍정적인 교훈을 주는 경우가 많다. 다만 다른 지혜서들에서 보지 못했던 촌철살인의 교훈들은 일생을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새겨둘 만한 것들이기에 공유하고자 옮겨본 것이다. 평생 동안 이 잠언의 교훈만 실천하고 살아도 인간관계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는 일은 대폭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