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사람 사이에 물길을 튼다

박인숙 / 바오로딸

by 정작가


용서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자의든 타의든 인간관계 속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로 생긴 갈등은 쉽게 봉합되지 않고, 상처를 남기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렇지만 정작 용서할 사람은 많되 용서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어쩌면 용서는 사람 사이에 꽉 가로막혀있던 물길을 터주는 인간관계의 묘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살아가면서 지독히 상처를 받은 여섯 사람의 신앙 체험담이 녹아있다. 근래에 들어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눈물이 절로 나왔다. 그만큼 삶의 면면이 힘들고, 그런 역경을 이겨낸 용기와 의지가 있었기에 이렇게 체험담으로서 세상에 알려질 수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여기에는 시아버지에게 상처를 받은 며느리, 아버지 때문에 상처받은 딸, 신자로 인해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신부님, 알코올중독자, 노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지독한 상처를 겪고 난 후에 용서를 통해 새 삶을 찾을 수 있었던 감동적인 이야기가 보석처럼 박혀있다. 그동안 엄살을 떨며 살아온 인생이 부끄러워질 만큼 이들의 고통과 아픔은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세상에 이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을까 싶을 만큼 혹독히 세월에 단련된 모습을 보게 된다. 이들에게 주어진 공통점은 모두 상처의 고통과 깊이는 달라도 기존의 환경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생의 여정에 합류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하게 많은 실수와 잘못을 하고 산다. 이런 행동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아픔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아버지의 알코올중독, 사업의 실패로 파탄난 가정,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버려진 아이 등 어릴 적부터 겪었던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이 그들을 무의식적으로 괴롭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신앙의 힘은 위대하기에 그런 아픔들을 녹이고, 사랑과 용서의 힘으로 이런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용서는 상대방과 자신 모두 살리는 길이다. 해묵은 원한이나 고통을 가슴에 저며두고, 되새김질할 필요가 없다. 그런 아픔으로 점철된 마음의 텃밭에 진정한 용서의 씨앗을 뿌린다면 오히려 그곳에는 사랑의 열매가 맺어질 것이다.


누군가를 지독히도 미워했던 적이 있었다. 아침이면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올라 하루의 기분을 망쳐놓았고, 그런 후유증은 1년 이상 지속되었다. 하지만 가슴에 남는 것은 아픔과 상처뿐이었다. 억울하고 분하고 원통하지만 용서하기로 마음먹는 순간 고통이 사라진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마음의 병은 자신이 다스림으로써 치유할 수 있다. 힘들면 신앙에 의지해도 좋다. 실제로 신앙생활을 통해 사회에서 받은 고통과 아픔을 씻었던 경험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 중의 하나로 남는다.


책의 제목처럼 용서는 사람 사이에 물길을 트고, 소통하게 만든다. 침묵과 냉소가 흐르는 관계에서 용서는 이해와 소통의 힘으로 사랑을 건네줄 수 있는 이웃처럼 변할 수 있다. 마치 죽이고 싶도록 미웠던 사람도 진심으로 대하다 보면 예기치 않는 힘으로 인해 분노의 감정이 사그라들 수도 있다. 마음속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고, 악의적인 생각에 몰두하다 보면 그 굴레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은 내 마음의 고통의 짐을 덜어버리는 일이다. 이렇게 홀가분한 일을 미룬다면 그 누구도 아픈 상처를 이해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 까지라도 용서해야 된다.


용서에 대한 이런 성서의 가르침을 되새기고 산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희망의 빛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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