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읽기만 하는 바보

김병완 / 브레인스토어

by 정작가

책만 읽는 선비를 가리켜 만년서생이라고 한다. 생산적인 일도 하지 않고 오직 책만 읽는 것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 그래서 혹자는 조선시대는 선비 때문에 망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그래서 언뜻 이 책의 제목인 ‘오직 읽기만 하는 바보’에서도 그런 독서에 대한 비실용성을 경계하라는 것인가 하는 오해를 살짝(?) 불러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보니 그런 오해는 눈 녹듯이 풀렸다. 책 표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무작정 읽기보다는 어떻게 읽느냐가 중요한 것'인지 풀어놓은 것이 바로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핵심내용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일본이 오늘날 이렇게 잘살게 된 것은 국민적인 독서 운동을 전개한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 동서양을 망라한 고전 독서 교육은 일천하던 일본의 문화와 역사를 뒤바꾸어 놓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가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것도 어쩌면 우리가 실용적이지 못하다고 여기던 선비들의 독서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부제를 보면 ‘1323 청춘들의 인생을 바꿔줄 기적의 독서법’이다. 저자가 독자를 한정한다고 해서 따를 독자가 많지는 않겠지만 저자가 13세에서 23세의 청춘들에게 주안점을 두고 쓴 책이라고 한다면, 독자의 입장에서 이를 감안하여 독서를 하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내가 롤모델로 삼고 싶은 김병완이라는 작가다. 이지성, 김태광 작가에 이어 새롭게 발굴해 낸(?) 작가의 저서를 읽고자 하는 욕망은 무작정 책을 사는데 필요충분조건이었다. 그렇게 고른 책을 읽어 보니 역시 김병완이라는 이름 석 자가 결코 허투루 유명해진 것이 아님을 다시금 입증할 수 있었다.


<오직 읽기만 하는 바보>에서는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다독의 습관보다는 독서법을 중시하지만 그렇다고 다독의 가치를 폄하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제대로 된 독서법으로 책을 읽다 보면 다독의 습관은 자연적으로 길러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독서의 대가들의 독서법까지 독서법의 범위는 확대되어 간다. 바로 통합적인, 창조적인, 통찰적인 책 읽기를 하라는 것이 독서법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 깊었던 부분은 독서법이 아니다. [PART 6. 독서의 기술이 평생을 좌우한다]에서 ‘조선의 명문가를 만든 위대한 독서법’이라는 소제 하에 율곡 이이가 지은 자경문(自警文)을 소개한 부분이다. 자경문은 율곡 이이가 사람다운 사람이 되고자 큰 목표를 세우기 위해 지은 것인데 오늘날에 적용해도 큰 손색이 없을 만큼 인생에서 꼭 필요한 덕목들로 채워져 있다.


무릇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가지의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보다 큰 보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설사 깨달음을 얻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의 지식이라도 알게 된다면 책을 읽은 보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주장하는 독서법도 배우고 익혀 실천해야 할 것이지만, 자경문 11조항만이라도 평생에 걸쳐 지키고자 할 덕목으로 삼고 실천한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은 충분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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