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시간과 공간을 갖는다는 것

by 정작가

일본의 히키고모리족을 가리켜 은둔형 외톨이라고 한다. 세상과 담을 쌓고 자기만의 세계에 몰입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을 말하는데 이전부터 일본에서는 커다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인간관계라고 하는 말을 수없이 듣게 된다. 그러니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간다는 것이 우리 정서에서 보면 사회생활의 포기를 의미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는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라든지 혼밥, 혼술이라는 신조어가 나타난 것이 그런 현상 중 하나다. 특히 1인 가구가 대세가 되어버린 현실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이제는 기존의 관념을 바꿔야 할 시기가 온 것은 아닌가 싶다.


이런 사회 변화에 따른 이유로 요즘 들어 김영란 법 시행 등으로 부쩍 줄어든 회식 문화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보면 과연 우리가 인간관계에 지나치게 집중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현 시국 상황을 보더라도 부도덕한 인간관계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던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인간관계를 무작정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아무리 사회가 변하더라도 사라질 것 같지 않는 부조문화가 오랜 전통으로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을 절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족 간의 유대관계는 중요하다. 사회적인 관계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때론 소속된 구성원을 벗어나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이런 혼자만의 시공간을 점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갈수록 관계지향적인 사회 구조가 재편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본다면 이런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나만의 시공간을 확대하는 것은 히키고모리족처럼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사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히키고모리족이 자기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고립을 의미한다. 이와 달리 혼자만의 시공간을 가지고 생활한다는 것은 좀 더 적극적인 의미로 자아발견을 통한 사회 참여라는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그동안 인간관계에 치인 삶을 살았다면 이젠 그런 관계들을 정리하고 고유한 개인의 문화를 즐겨보는 것도 새로운 삶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족구성원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재를 가질 것을 제안해 본다. 그런 공동의 공간에서 자기만의 시간에 몰두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면 만족감은 고양되고, 그런 에너지를 가지고 가족 구성원과 사회에 더욱 충실할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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