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차에서는 시종일관 음산한 분위기가 화면을 지배한다. 늦은 밤, 궁궐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으로 시작한 첫 장면은 장차 다가올 위기에 대한 복선을 암시한다. 시종일관 음울한 분위기를 지배하는 음악은 당장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긴장감을 최고조로 몰아간다. 숨죽이며 바라볼 수 없게 하는 빠른 장면 전환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화면에 집중하게 만든다.
첫 회인만큼 등장인물의 출현 또한 관심을 끈다. 왕의 거취에 의문을 두고 펼쳐지는 세자와 해원 조씨 일당의 우두머리인 조학주는 강력한 대립관계로 경쟁 구도를 형성한다. 무슨 음모가 숨어있기라도 하듯 비밀을 숨기려는 자와 이를 캐려는 자의 사투가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조선조에 횡행했던 세도정치의 폐해 또한 <킹덤>에서도 극의 재미를 부각하는 요소로 자리한다. 흥미로운 점은 <킹덤>을 보다 보면, 영화 <창궐>이 자연스럽게 오버랩된다는 점이다.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 있을 수는 없겠지만 비슷한 구도와 설정, 배경은 한계점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당대의 배경을 유추해 보면 양대 전란 직후의 피폐한 생활상이 화면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런 처참한 현실에서 인육을 통해 목숨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처참한 환경은 좀비 탄생의 계기가 된 비극적 서사의 단면을 여실히 드러낸다. 드라마는 줄곧 미스터리한 행적을 쫓는 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세자는 아비인 왕의 거취에 의문을 품고 진료 왔던 의원의 행적을 쫓게 되고, 이를 감지한 조씨 일당의 발 빠른 대응은 더욱 극을 긴장된 상황으로 몰아간다.
극에서 충격적인 장면은 인육을 먹게 된 이들이 좀비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이한 변신 장면이다. 마치 변태기를 마친 곤충이 허물을 벗듯 좀비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의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이 때좀비로 변한 인간을 계속 인간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인간에게 유해한 좀비로 인식하고 처단해야할 대상으로 삼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일이다. 또한 인육을 먹더라도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일을 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는 것이 맞는지 또한 당시 극의 상황 속에 내던져진다면 과연 어떤 판단을 해야할지 고민이 될 것 같기는 하다. 이렇듯 우리가 인식하는 판단의 기준이 모호할 때, 과연 어떤 잣대를 가지고 이를 판별해야 하는지, 이런 생각할 여지를 준다는 측면에서 이 작품을 주시해야 할 이유 또한 존재하기는 할터이다.
☞ 2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