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공감필법

유시민 / 창비

by 정작가


<유시민의 공감필법>은 창비에서 ‘공부의 시대’라는 시리즈로 기획한 세트 중 한 권이다. 말과 글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유시민의 생각을 담고 있는 책이라 그런지 바로 손이 갔던 책이다.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강의를 엮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제대로 된 콘텐츠를 한 편 접한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공부가 차지하는 위치는 크다. 대학입시가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른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취업 전선에서도 공부에 대한 영향력은 막강하다. 이런 세상의 흐름에 발맞추려는 기획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진보성향의 출판사로 일컬어지는 창비에서 이런 주제로 시리즈를 만들어 출간했다는 것에는 다소 의아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리즈가 입시 공부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니 그리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유시민이 생각하는 가장 좋은 공부법은 독서와 글쓰기다. 저자도 언급한 것처럼 이것만이 공부의 전부라고 할 수 없지만, 직접적인 경험이 공부의 최고봉이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간접적인 경험 중에서 독서만큼 풍성한 가르침을 주는 것은 찾기 힘들다는 인식에는 쉽게 공감이 간다. 그러고 보니 유시민 작가의 책 중에서 읽은 책이 벌써 몇 권이 된다.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청춘의 독서>,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등이 그런 책들인데 최근 발간한 <표현의 기술>도 읽는 중이니 어느새 작가의 펜 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만큼 유시민 작가의 글은 매력이 있다. 한 때 정치의 중심에서 활동한 적도 있지만 본인 스스로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마당에 지금에서 그런 전력은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작가로서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소회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신선한 충격에 빠져 들었던 부분은 저자가 칼 쎄이건의 <코스모스>를 언급한 부분이다. <코스모스>야 천문과학 분야에서는 거의 성서처럼 여겨지는 책이니 만큼 그 유명세를 가늠하기조차 힘들지만 글을 쓰는 작가의 입장에서 다소 생소한 과학 분야의 책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를 언급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라고 할 수 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생경하기만 했던 과학 관련 분야의 책을 몇 권씩 구입했던 적이 있다. 물론 그 목록에 <코스모스>도 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이런 과학적인 서적의 가치에 대한 직관적인 통찰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은 아닌지 모르겠다. 비약일수도 있다. 하지만 인문과학이 사회과학의 한 분야로 여겨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토로한 어느 학자의 주장처럼 학문 간의 통섭이 대세인 것은 인정해야 할 부분이다.


요즘 들어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유시민의 책을 접하게 된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뒷부분을 보면 ‘묻고 답하기’ 코너에서 공부, 독서, 글쓰기에 대한 질문과 답도 수록되어 있으니 참고한다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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