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들의 문장 강화

한정원 / 나무의철학

by 정작가


이태준의 <문장강화(文章講話)>는 글쓰기 교본의 전범(典範)이라고 할 만한 책이다. 오래된 교본(敎本)이지만 아직도 글쟁이들에겐 이만한 것이 없을 만큼 독보적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글쓰기에 심취한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볼 만할 이유가 있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비록 이태준의 <문장강화>라는 책의 제목을 차용(借用)하고 있지만 문장작법서는 아니다. 이 시대에 명문장가(名文章家)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을 저자가 선별(選別)하여 작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나름의 담론을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 책에 담긴 글쟁이들을 살펴보는 것이 주효할 것이다. 고은 시인하면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오를 만큼 세계적인 작가다. <과학자의 서재>의 최재천이나 여가학자라는 다소 독특한 직함을 가지고 있는 김정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홍신하면 <인간시장>이 떠오른다. 글쓰기의 장인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려지는 장석주, <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의 작가인 이지성,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의 작가 안도현, 다소 생소한 남경태, 김영현, 우석훈이라는 명사(?)들의 문장에 대한 담론도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인의 서재]가 떠오른다. 각기 다른 분야에서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인생을 향유하는 모습들을 접하게 되면 그런 일상을 동경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 시대 대표 지성들의 글과 삶에 관한 성찰’이라는 부제에서도 드러나듯이 그런 가치가 돋보이는 저작이라고 할 수 있다.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활자의 매력에 빠졌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여기에 소개된 이들은 그런 매력에 경도되어 글쓰기와 책 읽기, 사색을 일상에서 비중이 큰 부분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고 보면 비록 각기 하는 일과 세상에 대한 인식에 대한 차이는 있더라도 읽고 쓰고 생각하는 것이 명사들의 삶의 방식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글에 대한 열정은 넘쳐나지만 글쓰기가 두려워질 때, 책을 읽고 있지만 정작 책의 내용을 숙지하기 힘들 때, 사유의 가치를 알지만 사색에 빠지기 힘들 때, <명사들의 문장강화>는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사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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