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엘로드 / 생각정원
한 때 일본의 사이쇼 히로시라는 작가가 쓴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우리나라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아침형 인간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그만큼 책의 인기를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다시 십수년의 세월이 흘러 접한 것은 <아침 글쓰기의 힘>이라는 책이다. 이 책 또한 아침형 인간을 표방한다. 다만 거기에 글쓰기라는 것이 아침형 인간을 위해 필요한 과업이라는 것으로 범위를 한정한다고 보면 된다. 아울러 이 책에서는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덕목으로 여섯 가지 습관을 제시한다. 침묵, 확신의 말, 시각화, 운동, 독서, 기록하기가 그것인데 이 단어들의 영문이니셜을 조합하면 SAVERS가 된다. 이 습관들을 통해 한 시간 정도 시간을 할애한다면 매일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흔한 일은 아니지만 아침 일찍 눈을 뜰 때가 있다. 그럴 때 우선 떠오르는 것은 아침 운동이다. 아침 운동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이자 아침을 시작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행동으로 여겨진다. 물론 이 책에서도 운동에 대한 언급을 했지만 그것은 오로지 글을 쓰기 위한 준비 단계로서 운동을 이야기한 것이지 전적으로 아침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아니니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 SAVERS의 요지는 글쓰기에 앞서 명상과 확신의 말, 시각화를 통해 사전준비를 하고, 운동과 독서를 통해 글 쓰는 환경을 조성하는 기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으로 매일 글쓰기에 도전하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고, 유명한 작가들처럼 자연스럽게 일정한 시간을 내어 매일 글을 쓸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게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핵심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스티븐 킹과 무라카미 하루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공통점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매일 일정한 시간을 두고 글을 쓴다는 사실이다. 작가가 되려면 적어도 매일 글을 써야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에서 주창하는 SAVERS 이론은 충분히 참고할만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 글쓰기의 힘>에서는 이런 요령을 다루는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전문적인 작가가 될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를테면 출판사에 제안서와 원고 보내기, 작가플랫폼 구축하기 등 실현 가능한 것들을 동원해 글쓰기를 전문가의 영역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하고 싶은 일들은 많다. 그 많은 일들 중에서 글쓰기를 택한다는 것은 어쩌면 모험일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아침 글쓰기를 선호하고 있고, 그런 글쓰기를 통해 위대한 작가로 발돋움했던 이력들을 살펴보노라면 단지 그런 습관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매일 아침을 맞이한다면 어제와 다른 오늘, 오늘과 다른 내일을 꿈꿀 수 있는 마음의 토양이 매일같이 눈앞에 펼쳐지지 않을까 고대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