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글쓰는 책

쓰기의 말들

은유 / 유유

by 정작가

글 쓰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는 저자는 은유라는 작가다. 다소 생소한 인물이긴 하지만 <글쓰기의 최전선>이라는 책을 통해 인연이 된 저자는 이 책까지 두 권을 읽고 마니아가 되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글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다.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글 쓰는 사람들의 문장을 인용하고 그에 대한 자신의 소회를 풀어놓은 것이 전부다. 그렇더라도 인용된 말이나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은 신선하다.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라는 부제를 보면 저자의 집필의도를 읽을 수 있다. 매일 이렇게 명사들의 말들을 음미하며 한 장 한 장 글을 채워나간다면 글을 쓰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저자가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것처럼 ‘모두가 글을 쓰고 싶어 하지만 누구나 글을 쓰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 보면 블로그를 운영하기 전에는 일기가 고작이었지만 이처럼 어떤 계기가 있지 않고서는 글을 쓴다는 일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더군다나 ‘글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글을 그것이 매일 꾸준히 써야 하는지 짐작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글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로 글쓰기는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어떤 동반자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쓰기의 말들>은 처음 글쓰기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읽기가 편하다. 한 번에 다 읽을 필요도 없다. <글쓰기의 최전선>을 읽었던 것처럼 <쓰기의 말들> 또한 몇 달에 걸쳐 조금씩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책을 읽는데 부담감이 없었던 이유가 크다. 주로 한 권의 책을 며칠 안에 읽었던 습관에서 벗어나 틈틈이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해 준 책이라는 점에서 은유의 저작들은 마니아층을 형성할만한 것들이다. 아직 몇 권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마음에 드는 저자를 만났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할만하다. 유려한 문체와 현학적이지 않은 글의 흐름은 다소 경직된 글을 쓰는 내게 있어서 전범을 삼아도 좋을 만큼 큰 매력이 있다. 글쓰기에 관한 단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바람처럼 많은 사람들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일으켰으면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 글쓰기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