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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쓰는 책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

김애리 / 카시오페아

by 정작가

글쓰기 관련 책들을 읽게 되면 글쓰기가 특정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그렇더라도 이 책처럼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글쓰기의 효용성은 많겠지만 그렇다고 모두에게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선뜻 동의하기도 쉽지 않다. 해서 차근차근 책을 읽어 보니 저자가 주장하는 것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님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다.


우선 글쓰기하면 문예창작을 떠올리게 된다. 시나 소설, 시나리오 작가처럼 전문 영역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조금만 글쓰기에 대해 프리즘을 확장해 보면 오히려 그렇지 않은 글들이 세상에는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글쓰기자체가 주는 가치에 주목하게 되면 굳이 어려운 창작물을 완성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글쓰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경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고 힘주어 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 작가의 글이 아니니 굳이 문예창작을 전공할 필요도 없고, 꼭 프로작가처럼 글을 통해 많은 독자들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칠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성장의 글쓰기’, ‘치유의 글쓰기’, ‘실천의 글쓰기’, ‘버티는 글쓰기’라는 장을 할애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 가서는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글쓰기’라는 장을 통해 전문 영역을 넘나들 수 있는 작가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준다. 이처럼 글쓰기는 아마추어나 프로의식을 가진 작가나 모두 향유할 수 있는 접근하기 쉬운 일종의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의 여러 가지 효용성 중에서도 이 책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성장과 치유의 글쓰기다. 글쓰기를 통해 내적 성장을 꾀하고, 아픈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치유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글쓰기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성장의 글쓰기에서 저자가 주안점을 가지고 말하고 있는 것은 ‘매일 쓰는 글쓰기’의 효용성이다.


한 때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란 책으로 선풍을 일으킨 사이토 다카시의 책이 그토록 인기몰이를 했던 것은 우리 사회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다.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1인 가구의 증가를 보면 그런 인식은 증대되는데, 이런 사회적인 추세에 걸 맞는 행위가 글쓰기라는 것이다. 특히 이런 사회에서 치유의 가치는 더욱 배가되는데 여기에서는 ‘손으로 하는 명상’인 필사에 대해 일정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필사 목록으로 제시하고 있는 시나 소설, 인문사회와 에세이 목록을 참조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을 가치는 충분하다. 아울러 감사 일기 쓰기,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글쓰기, 메모의 가치를 가르쳐주는 글쓰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인생은 없다’라는 말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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