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학 독서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 문학동네

by 정작가

최근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두고 '인간사를 완벽하게 묘사한 작품'이라고 평한 파울로 코엘료는 SNS를 통해 BTS를 응원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던 한국 대중문화를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이다. 한국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킨 <연금술사>는 파울로 코엘료를 유명하게 만든 대표작으로 한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이다.


소설은 잘 읽지 않는 편이라서 오래간만에 골라들긴 했지만 <연금술사>는 읽고 나서 뭔가 여운이 남는 그런 책이었다. 줄거리는 간단하다. 양치기 소년인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통해 '자아의 신화'를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이자 순례자의 길을 떠올리는 지명이 연상되기도 한다. <연금술사>에서도 산티아고는 마치 순례를 떠나듯 보물을 찾기 위해 피라미드를 향해 떠난다. 아마도 이런 연상작용을 염두에 두고 작가가 주인공의 이름을 짓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자아의 신화'는 역자가 후기에서 인용, 언급한 것처럼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내는 것이야말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부과된 유일한 의무'라는 작가의 세계관도 잇닿아 있다. 인생을 곧잘 여행에 비유하는 것도 무언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의 속성과 인생의 모습이 닮았다는 느낌 때문은 아닐까 싶다.


<연금술사>는 여행의 과정을 통해 에피소드를 더하는 여정형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이런 방식의 소설을 보면 대개 에피소드마다 사건이 연결되고,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고 그런 과정 속에서 문제가 해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선 그런 방식을 채택하기보다는 어떤 사건 속에 함의된 은유적 기법을 통해 진정한 삶의 해법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측면이 크다. 이 소설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것 또한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인생을 탐구할 수 있는 사유의 경험을 내재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연금술사 하면 기괴한 마법, 인간의 욕망, 황금만능주의 등 비교적 부정적인 언어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말하는 연금술사는 어쩌면 우리가 '자아의 신화'를 완성하기 위해 취해야 할 어떤 이상향을 상정해 놓은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근 20년 전에 발간된 초판본의 책표지 그림을 보면 한 사람이 멀리 있는 피라미드 위로 태양처럼 빛나는 은색의 구를 바라보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은색의 구는 황금처럼 빛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연금술사가 빚어낼 궁극의 표지이지는 않을까 싶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여행을 떠나면 추구하게 되는 이상향. 우리는 그런 이상향을 품고 척박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마치 주인공인 산티아고가 광활한 사막을 건너고, 갖은 고초를 겪으면서 피라미드에 다다르게 되듯이 말이다. 고로 우리네 인생 또한 숱한 고뇌와 역경 속에서도 희망과 꿈을 잃지 않고 추구해야 할 그 무엇을 작가는 연금술사의 최종 목표인 황금에 비유한 것은 아니었을지.


책을 읽고 쓴 누군가의 후기처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그리고 성경의 감동적인 우화를 떠올리게 만든다'는 구절이 결코 무리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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