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바이올렛

커트 위머(2006) / 미국

by 정작가

밀라 요보비치 주연의 울트라 바이올렛은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현란한 배경과 불사신처럼 분한 요보비치의 액션씬은 화려하다 못해 예술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 영화엔 인간적인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는 별로 존재하지 않는다. 비밀병기로 분한 어린아이 '식스'와의 조우, 바이올렛의 탄생과정에서 나타난 비정한 인간들의 음모와 추악함만이 그녀의 행동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할 뿐이다.


바이러스는 미래세계에서 인간의 운명을 판가름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덱서스'란 인물은 이런 바이러스의 통제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인간의 생명을 저당 잡고, 그로 인해 권력을 잡으려는 음모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 유효할 수도 있다. 영화는 미래현실의 반영이라 했던가? 바이올렛이 비밀요원으로 위장잠입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갖가지 첨단기술은 결코 그것이 영화의 한 장면만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내용이었다. 비록 액션씬에서 보여준 허무맹랑하기 그지없는 장면들은 실소를 자아내기도 한다. 현란한 손놀림에 추풍낙엽처럼 스러지는 '덱서스'의 병사들은 마치 허수아비처럼 느껴진다. 가상무기가 현실의 무기로서 기능하는 장면은 아무리 영화지만 도가 지나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컴퓨터그래픽은 실사영화에서 재현할 수 없었던 많은 특수효과를 적용하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만 그것이 지나치다 보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이 영화의 특성상 미래 세계를 표현하는 내용이라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지만 그런 장면이 대부분이다 보니 실사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투박한 액션이나 현실감은 많이 떨어진다. 더군다나 미래 도시를 재현한 장면은 마치 게임의 한 장면을 보듯 조악하기가 그지없었다. 누가 봐도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한 장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만큼 허술한 장면이었다. 이는 가상그래픽이 가지고 있는 맹점이다.


전반적으로 영화의 느낌은 깔끔하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연장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도 지울 수 없다. 영웅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악당을 퇴치해야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데 주인공이 너무 완벽한 모델이라 인간미를 느낄 수 없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모든 영화를 한 가지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다. 그저 오락영화로서 현란한 액션과 눈을 즐겁게 하는 컴퓨터그래픽의 향연을 즐길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의미를 찾는다면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레지던트 이블 3'에서 보여주었던 밀라 요보비치의 강인한 액션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영화는 빛이 난다. 적어도 그녀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영화 중의 한편으로는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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