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기스칸

마이리시 감독(1998) / 중국

by 정작가

징기스칸에 관한 여러 가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보아 왔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징기스칸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재연한 작품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근에 본 작품으로는 <푸른 늑대>나 <몽골>이다. 이 작품들이 비교적 최근 들어 개봉한 작품이라면 이 영화는 1998년에 개봉한 작품으로 비교적 오래전에 개봉된 작품이다. 최근 영화의 특징이 HD화질의 고화질 영상이라면 이 영화의 퀄리티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영화의 색조는 약간 어둔 편이라 오히려 징기스칸 시대의 암울한 전쟁상황을 담아내는 데는 오히려 플러스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이전의 작품들은 징기스칸의 모습을 다소 과장되고, 현대적으로 표현한 반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징기스칸은 몽골 전통의 변발과 갑옷 등 비교적 리얼리티를 살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징기스칸에 대한 사료가 워낙 제한적이라 그런지 세 영화 모두 내용은 비슷하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점은 제국의 칸인 징기스칸을 조명했다기보다는 인간 징기스칸에 대한 심층적인 조명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을 컸다. 징기스칸의 음성을 통한 내레이션은 그런 특징을 잘 대변해 준다. 징기스칸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그에게 시련은 세계의 정복자로서의 큰 포용력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던 것 같다. 유년시절 경험하게 된 독살로 인한 아버지의 죽음, 황량한 벌판에서 살아가기 위한 한 방편으로 친동생을 살해한 일, 유년시절 친한 친구의 배신, 다른 부족에서 아내를 빼앗기고, 적군의 아기를 배어온 아내를 맞아들인 일 등 차마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겪으면서 징기스칸은 초원의 지배자로 성장할 수 있었다. 시련이 그를 강하게 하고, 제국을 아우를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 같다.


인간은 시련을 통해 성장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징기스칸은 숱한 시련과 고난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고 진정한 초원의 칸을 넘어 세계 최고의 제국을 건설한 신화적인 존재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도 살아가면서 많은 고난과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 그때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한다면 영영 패배자의 모습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 영화를 통해 살아가면서 고통과 시련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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