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디 포시 / 살림
<마지막 강의>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교수가 남긴 유고집이다. 한시적인 삶을 앞두고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밝은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주옥같은 글들을 실었다. 죽음을 앞두고 처연하게 대처하는 저자의 자세는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도 마지막 강의를 위해 혼신의 열정을 불태웠던 랜디 포시. 그는 귀여운 두 아들과 딸, 아내가 있는 가정의 평범한 가장이었다. 시한부인생이 되고도 가족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은 그칠 줄 모른다. 그런 장면들은 더욱더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런 그가 다가올 죽음을 앞두고 한 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의지는 본받을만하다. 죽음을 앞둔 시점이라서 그런지 세상에 대한 미련과 욕망보다는 처연하게 삶을 받아들이는 모습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덤덤해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백 년도 살기 힘든 인생. 아등바등 사는 것이 어찌 보면 허무하기도 하고,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시간들을 헛되이 보내는 내 모습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자괴감도 든다.
시한부 인생이지만 유쾌하고, 때론 즐겁게 남은 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겸손함을 일깨워주었던 선친의 모습을 그대로 닮았다. 책의 몇 군데에서 보이는 가족사진은 비록 지금은 고인이 된 저자의 모습을 더욱 애틋하게 만든다. <마지막 강의>를 통해 산자에게 진정한 가르침을 주고 떠난 랜디 포시. 마지막 장을 읽고 책을 덮으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던 것은 열정적인 삶을 살다 간 한 인간에 대한 고귀한 품성과 인간미가 살아 숨 쉬듯 느껴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