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과 체찰

신창호 / 미다스북스

by 정작가


<함양과 체찰>은 책의 제목만으로도 중압감을 느끼게 한다. '함양'이란 말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체찰'은 그야말로 금시초문이다. 그러니 이런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기본의 도리조차 지키지 못한다는 느낌이 크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를 계기로 함양과 체찰이라는 뜻을 새겨 삶의 기본으로 삼는다면 내적인 성장이 가일층 이루어질 수 있다고 믿을 수 밖에. 그렇다면 과연 '함양'과 '체찰'은 어떤 뜻일까? 저자는 머리말에 그뜻을 친절하게 풀어놓고 있다.


함양이란 학식을 넓혀 심성을 닦는 것이고, 체찰은 몸으로 익혀 실천하는 것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문구를 보면 함양과 체찰이 어떤 뜻인지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말의 유래를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위의 글에 앞서 저자는 퇴계 선생이 시보 남언경에게 보낸 편지에서 "함양과 체찰은 유교 가르침의 으뜸"이라고 적고 있다고 밝힌다. 그렇다. 이 책 <함양과 체찰>은 <자성록>을 비롯한 퇴계 이황 선생의 주요 작품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몇 가지 사상을 뽑아서 공부론이라는 큰 틀을 중심으로 엮(p.9)은 책이다. 부제에서도 '조선의 지성 퇴계 이황의 마음공부법'이라는 문구가 뚜렷하다.


퇴계 이황 탄생 510주년 기념판으로 발간된 <함양과 체찰>을 지금에서라도 대할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통해 조선 최고의 지성인 퇴계 이황 선생의 업적과 발자취를 살펴보고, 마음 공부를 하는 기회로 삼는다면 인생이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 책의 구성을 보면 퇴계 이황 선생의 생애, 자성록, 마음을 다스리는 실천의 지혜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생애 부분에서는 선생의 생애를 통해 학문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조선 학문의 질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업적을 살펴봄으로써 위대한 사상가, 조선 최고의 지성으로 추앙받는 선생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다. 자성록에서는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충고에서부터 마음 공부의 적인 출세욕과 명예욕에 대해 경계하는 법, 지행합일과 함양과 체찰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마음을 다스리는 실천의 지혜에서는 활인심방과 수신십훈을 통해 마음을 닦는 법에 대한 가르침을 준다.


<함양과 체찰>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조선 시대에도 형이상학적인 철학과 사고가 생활의 중심이 되는 사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집안일과 일상 생활에 격리되어 흔히 공자왈 맹자왈만 읊어대는 사대부들의 이미지를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는 제2절 제1강의 소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 집안일이 공부에 방해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 생활 속에 세상 이치가 있다, 성찰하라

- 생활공부와 마음공부는 별개가 아니다


이를 보면 결코 공부가 현실과는 괴리된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핵심인 '자성록' 부분에서는 서간문이 전부를 차지한다. 이는 편지가 단순히 내용을 전달하는 매체의 범주를 벗어나 사상을 논할 수 있는 장으로 활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 유명한 사단칠정론도 등장한다. 이는 퇴계 이황의 다른 저서를 통해 직접 그 가치를 논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 수신십훈(修身十訓) *

1. 입지(立志) : 뜻을 높이 세우십시오.

2. 경신(敬身) : 몸가짐을 경건히 하십시오.

3. 치심(治心) : 마음을 바로 다스리십시오.

4. 독서(讀書) : 책을 열심히 읽으십시오.

5. 발언(發言) : 말을 바로 하십시오.

6. 제행(制行) : 행동을 자제하십시오.

7. 거가(居家) : 가정생활에 충실하십시오.

8. 접인(接人) : 사람을 잘 대하십시오.

9. 처사(處事) : 매사를 옳게 처리하십시오.

10. 응거(應擧) : 편안하게 시험에 응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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