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중심 휴식

울리히 슈나벨 / 걷는 나무

by 정작가


<행복의 중심 휴식>은 할 일이 많은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의 가치가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책이다. 책 제목처럼 행복의 중심에 휴식이 있다면 무작정 바쁘게만 살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쯤 휴식을 통해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시간이라는 정해진 척도에 의해 하루하루의 삶을 영위해 간다. 시간이 되면 출근하고, 일하고 잠자고 하는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시간 속에서 살다 보니 잠시라도 무엇을 하지 않으면 마치 주어진 시간을 헛되이 보낸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사로잡히고, 단 한순간이라도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 한순간의 틈도 허용하지 않고 무작정 열심히 사는 것만이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인가 하는 물음에 맞닥뜨린다면 그 어느 누구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해 주는 것이 <행복의 중심 휴식>이다.


이 책날개에 보면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조그만 항구 도시에 사는 어부가 자신의 보트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고 있는데 그곳을 지나던 사업가가 어부를 깨우고 말을 건넨다. 왜 좀 더 열심히 일을 하지 않고 이렇게 낮잠을 자고 있느냐는 것이다. 조금 더 노력해서 출어를 하면 두 세배로 고기도 많이 잡을 수 있고, 그렇게 잡은 고기를 팔아서 모터보트를 사고 좀 더 많은 고기가 잡히면 생선가공공장을 만들고... 그런 다음에 항구에 편안히 앉아 햇살아래에서 달콤한 잠을 잘 수 있는 여유를 즐기면 될 것을 왜 노력하지도 않느냐는 것이다. 그런데 어부의 대답이 가관이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이 에피소드를 보면 결국 성공이나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누리는 시간과 공간 속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자동면도기는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만든 도구이다. 하지만 그런 시간 절약을 통해 우리에게 과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는지 생각해 본다면 이 책의 저자가 말한 자동면도기의 악순환이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나 교통수단의 발전도 마찬가지다. 결국 우리가 느끼기에는 많은 시간을 절약해 주고 더 많은 것들을 누릴 수 있게 해 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런 것들의 노예가 되어 오히려 휴식 시간은커녕 좀 더 많은 욕구를 향해 나아가게 만들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가 말하는 '덜 누려야 행복하다'는 지론은 어쩌면 바쁜 우리에게 제대로 들어맞는 이론일지도 모른다.


이런 최신 기술의 수혜를 받는 대신 우리의 요구는 더욱 늘어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정보의 홍수는 우리를 끊임없이 인터넷에 매달리게 하고, 최근 들어 스마트폰은 더욱더 통신 강박에 우리를 시달리게 하고 있다. 이럴 때 낮잠을 즐기고 명상을 통해 얻는 휴식의 가치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이 책의 중반 부분에는 이런 휴식을 통해 삶의 성취를 이룬 사람들이 소개되어 있다. 이들 중에는 유명한 가수도 있고, 경영인, 심리학자, 선수, 영화감독도 있다. 이들은 휴식을 통해 창의적인 에너지를 얻고 이를 자기의 일에 적극 활용함으로써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과연 휴식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 결과는 어떨지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은 휴식을 통해 자신들의 역량을 극대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후반부에 가면 휴식을 누리기 힘든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속도 지향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과학, 기술, 정치, 문화 전반에 걸친 변화와 발전은 우리를 더욱더 휴식하기 힘든 조건으로 만든다. 그렇더라도 저자는 휴식의 섬에서 숨을 고르라고 이야기한다. 그 섬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니라 마음만 먹으면 능히 행할 수 있는 산책이나 명상, 잠깐의 낮잠으로도 능히 가능한 것이리라.


우리는 그동안 일에 치여, 혹은 만남과 성공을 향한 열망에 휩싸여 휴식의 의미에 대해 간과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진정한 행복은 무한한 욕망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덜 누리고 살려는 자세, 바쁘고 힘든 상황에서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휴식을 통해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하는 것이 오히려 행복에 가까워지는 지름길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삶의 중심에 휴식을 놓고, 이를 행복의 도구로 삼아 살아간다면 좀 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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