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벤 브레스낙 / 토네이도
우리는 관계지향적인 삶 속에서 살아간다. 히키고모리족처럼 칩거하지 않거나 종교나 참선 등을 이유로 외부와 차단된 삶을 사는 경우가 아니라면 인간과 부딪히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인지도 모른다. 그러다 보니 삶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비중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수많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느낌과 감정을 공유하지만 정작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 그리 쉽지 만은 않다. 일터를 떠나도 우리는 가정이라는 울타리에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이렇게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끊임없는 관계 속에서 고민 속에 빠질 수밖에 없다.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고 싶은 바람은 누구에게나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사라 벤 브레스낙은 이렇게 혼자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라는 화두를 우리에게 던진다. 책날개에서 표현한 것처럼 이 책은 독신자나 미혼자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결혼을 했든 안 했든 복잡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무해 주고, 그들에게 혼자만의 누릴 수 있는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삶이 궁극적으로 ‘혼자 떠나는 여행’이라는 근원적인 가치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우리는 각기 처한 환경에서 그에 걸맞은 역할 모델로 규정된 상태에서 살아간다. 누구에게 무엇이 되어야 하는 이런 관계지향적인 존재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진정한 내 모습을 찾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혼자 사는 즐거움>은 진정한 나를 찾기 위한 여행을 안내해 주는 지침서라고 해도 좋다.
<혼자 사는 즐거움>에서는 79가지의 혼자 사는 즐거움을 찾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제시한 것들이 그리 생경한 것들은 아니다. 이를테면 묘원 산책하기, 거울 앞에서 명상하기, 나만의 안식일 정하기, 몸에 대한 예의 갖추기, 걸으면서 명상하기, 지금 있는 곳에서 행복하기, 치료를 주는 음악 찾기, ‘안 돼요’라고 말하기, 지는 해를 받아들이기 등 일상에서 아주 소소한 것들이다. 이런 목록들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일상의 소소함에서 오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살았는지 알 수 있다.
행복을 찾아 떠나는 우화를 다룬 <파랑새>라는 동화를 보면 행복은 먼 곳이 아닌 바로 우리 주변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혼자 사는 즐거움> 또한 즐거움과 행복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닌 내 안에서 나를 바라보는데 시간을 할애하고, 그에 대한 충실한 접근이 가능할 때 이뤄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렇듯 인간의 삶 속에서 오는 즐거움은 관계지향적인 삶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혼자만의 시간을 어떤 식으로 가꾸어가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책 표지의 문구처럼 누구나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잠시 번잡한 관계를 접고, 고요한 시간 속에서 자신과 대화하다 보면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런 시간에 익숙해지다 보면 이 책의 부제처럼 ‘누구와도 함께 할 수 없는 나만의 행복 찾기’가 가능하다. <혼자 사는 즐거움>이「뉴욕타임스」의 120주 연속 베스트셀러로 등극할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것은 그만큼 혼자만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복잡다단한 사회 속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현실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