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요한 / 더난출판사
게으름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떠올려 보는 문제이다. 자기 인생에서 게으름을 몰아낸다면 이처럼 바람직한 일도 없을 것이다. 한때 피에르 쌍소의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가 베스트셀러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한 적이 있다. 이런 현상을 대면하게 되면 우리가 사는 모습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무작정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을 통해 사회에 화두를 던진 측면에서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게으름을 옹호할 수 있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편집책임자의 말처럼 피에르 쌍소 같은 사람조차도 엄청나게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되짚어 본다면 결코 느리게 산다는 것이나 게으름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느리게 산다는 것과 게으름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말이다.
<굿바이, 게으름>은 부제처럼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그러니 게으름에 대한 명확한 정의나 실체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고 그 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동참할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저자가 인식한 게으름의 실체는 어떤 것인지 살펴보자.
게으름을 판단할 때는 ‘삶에 방향성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장된 게으름은 대부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 매달리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게으름이란 삶의 에너지가 저하되거나 흩어진 상태’이다.
큰 게으름은 ‘삶의 중심 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이런 게으름에 대한 저자의 인식을 보면 단순히 게으름이란 것이 무기력한 행동이라기보다는 일종의 회피, 목표감 상실, 산만함 등으로 요약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게으름에 대한 상식과는 약간은 괴리감이 있는 이런 인식을 통해 게으름의 실체를 명확하게 파헤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간다면 적극적으로 게으름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삶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게으름은 변신의 귀재’라는 장을 보면 다양한 방식으로 게으름이 진화된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모습을 대면하게 된다. 선택의 회피, 시작의 지연, 약속 어기기, 딴짓하기, 꾸물거리기, 철퇴, 눈치 보기, 서두름, 즉각적 만족 추구와 중독이라는 항목에서 게으름에 대한 생각을 복기해 보면 일정 부분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저 막연히 알고 있었던 게으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세부적으로 게으름의 실체를 파악해 보는 작업은 적극적으로 게으름에서 멀어지는 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게으름의 속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그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고, 일상에서 게으름을 떨쳐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것은 이 책의 부제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굿바이, 게으름>에서 진정한 핵심은 이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서 제시된 10가지 열쇠를 통해 게으름을 몰아낼 수 있다면 진정으로 자기실현을 향한 길은 탄탄대로가 되는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6장의 ‘자기실현을 이룬 사람들의 공통적 특성’은 주목할 만하다.
여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들 중에서 내게 있는 특성이 제법 일치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만하다. 문제해결 능력이 강하다, 수단과 목적을 구분한다, 남들과 함께하면서도 혼자 있는 것을 즐긴다, 자신의 경험과 판단에 더 의존한다, 민주적인 가치를 존중하며 다양성과 개방성을 중시한다, 공격적이지 않은 유머를 즐긴다, 자신과 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풍부한 감성을 갖고 있다, 창의적이다 등이다.
게으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은 결국 자기실현을 위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칭기즈 칸이 자기 안의 거추장스러운 모든 것들을 떨쳐내고 진정으로 칸의 자리에 등극했듯이 게으름을 벗어던지고 자기실현을 위해 나아간다면 주체적으로 자신의 인생을 이끄는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굿바이, 게으름>을 통해 게으름의 실체를 파악하여 게으름을 몰아내고 진정한 자유와 기쁨 속에서 자아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