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성 / 황소북스
은지성 작가의 <직관의 힘>은 이전에도 한 번 읽었던 적이 있는 책이다. 요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본연의 과업에 몰두하려는 의지가 충천한 가운데 다시금 직관의 의미를 새겨보고자 서재에 있던 책을 꺼내들었다. 무작정 많은 책을 읽는 것보다 관심이 가는 책을 여러 번 읽는 것도 좋은 독서 방법 중의 하나인지라 실천해 보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다.
직관이 영감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그와 관련된 말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에디슨의 말이 아닐까 싶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흔히 알려진 대로 이 말은 타고난 지능보다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로 알려져 있는데 실상 이 책을 읽어보면 에디슨이 강조한 것은 노력이 아니라 영감, 즉 직관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1% 직관이 있을 때에야 비로소 99%의 노력도 빛을 발한다는 말은 마치 쇠망치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개념들을 깨버리는 것이라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에는 이렇듯 직관과 관련된 인물들의 일화가 많이 소개되어있다. 대부분은 외국인들인데 에디슨, 스티브 잡스, 아인슈타인, 찰리 채플린, 피카소, 링컨 등이 그들이다. 인물 중에는 내국인도 포함되어 있는데 교보생명 창업자인 신용호 회장을 비롯하여 연탄길의 이철환 작가, 김정문 알로에의 최연매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직관의 힘>에는 ‘내 안에 숨은 1%를 깨우는 마법의 힘’이라는 부제가 있다. 내 안에는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내’가 있을 수 있다. 에디슨이 강조했던 것처럼 자신에게 숨어있는 본연의 가치를 깨우기 위해서는 직관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직관의 힘을 믿는 이들에게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지식은 모두 직관으로부터 시작하여 개념으로 나아가 아이디어로 끝난다
- 임마누엘 칸트(철학자)
직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평생교육원 심리상담사 과정을 통해서였다. 평소에 성격 검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이 과정을 통해 실시하게 된 MBTI검사, 에니어그램, STRONG 검사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활기를 불어넣어 준 계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특히 MBTI 검사 중에서 직관 지수가 높다는 결과는 내가 그동안 생각해 왔던 취약한 사고에 대한 의문점을 밝혀주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부지런히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직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갔고, 그 와중에 접하게 된 것이 <직관의 힘>이다.
직관은 명확히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영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영감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것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도 에디슨의 명언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워낙 유명한 말이라 한 번쯤 되뇌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흔히들 이 말을 노력에 대한 명언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일화를 접해보니 이 말은 에디슨이 직관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직관 즉, 영감을 통해 위대한 업적을 이루어낸 위인들 16명의 이야기가 다양한 일화를 토대로 펼쳐져 있다. 에디슨, 아인슈타인, 스티브잡스, 링컨, 찰리 채플린, 피카소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역사 속 위인들이 걸어간 길을 통해 다시금 직관의 힘을 확인하며 그 가치를 음미해 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얼마 전 고인(故人)이 된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 연설 내용은 마음 한 구석에 진한 울림을 남겼을 뿐만 아니라 이 말을 평생 모토로 삼고 살아도 후회되지 않을 만큼 유한한 인생의 가치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의미를 재인식하게 해 준 사건이라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그러니 더 이상 남들의 시선이 내게 유효할 이유는 없다. 내가 지금처럼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이런 가치들이 현실 생활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제목의 <직관의 힘>이라고는 하지만 직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직관이라는 것은 설명하기 힘든 영역인데 그나마 직관에 대한 가치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바로 책의 말미에 ‘직관 예찬론자들 명언 모음’이라는 부분을 보면 된다.
이 책을 다 읽고도 아직 직관에 대한 개념이 쉽게 잡히지는 않는다. 저자도 오죽하면 직관에 대한 의미를 해부하기보다 직관을 통해 인류 발전에 이바지 한 위인들을 토대로 자신의 논지를 펼쳐갔던 것을 보면 아직은 직관이라는 것이 현실에 익숙지 않은 개념이라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이 책의 부제인 ‘내 안에 숨은 1%를 깨우는 마법의 힘’이라는 문구처럼 <직관의 힘>을 통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내 정체성을 확고히 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의 뒷 표지에 있는 명언들 중 하나다. 직관에 관한 명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직관의 가치를 일깨우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책 중간에도 친절하게 그런 명언들을 배치해 놓았다. ‘플러스 메시지’라는 코너에서는 직관에 관련된 일화들을 보며 잠시 책을 읽다 쉬어갈 수도 있다. 책의 맨 뒷부분에 있는 ‘직관 예찬론자들 명언 모음’과 참고문헌을 보면 직관에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볼 수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저자가 여러 번 강조하여 수록해 놓은 말이 있는데 바로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포트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 중 일부분이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과 마틴 루터킹의 연설과 함께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연설이라고 한다.
여러분의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 타인의 삶을 살며 낭비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를 용기를 가지십시오.
언제나 갈망하고, 언제나 우직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