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훈 / 홍익출판사
<고독의 힘>은 자기 계발서적에 가까운 책이지만 내용을 보면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인 문체가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해서인지는 몰라도 인문학적인 감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고독에 천착하게 된 것은 몇 차례 시련을 겪은 이후의 일이다. 이전에도 그런 측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부침 있는 사건을 경험한 이후로 그런 성향은 거의 고착화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처음엔 나도 고독의 가치를 예술가들이나 느끼는 것으로 생각했고, 보통 사람들에게 고독은 부정적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독에 관한 책을 몇 권 읽다 보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이 내게 나름 위안을 준 것이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고독의 힘>은 고독에 대한 예찬론을 펴는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의 제목만 보더라도 고독은 외로운 상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힘’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 고독은 힘없는 자의 유약해진 상태가 아니라 자발성에 기초한 적극적인 의지라고 해석하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기만의 고독한 방이 없는 사람은 얼마나 비참한가 하고. 우리 사회가 집단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사회라고는 하지만 이제 시대는 변했다. 집단적인 가치보다 개인적인 가치가 주를 이루는 시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시대에 고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다. 사이토 다카시의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고독의 가치가 중요한 시대가 되어버렸다는 방증이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 보니 이전처럼 사회적인 관계망 속에서 행복을 찾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어버렸다. 청춘들은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기보다 스펙에 열중한다. 진정성 있는 관계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니 오히려 고독의 가치를 추구하며 자신의 가치를 찾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현명한 인생을 영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위대한 인물들은 대부분 고독의 경험을 통해 남들이 이룰 수 없는 성취를 이뤄냈다. 고독이 꼭 위대한 성과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가장 고독한 사람이 가장 위대한 일을 해낸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의 대표 위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순신 장군과 안중근 의사의 행적을 두고 이런 사실을 유추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의 홍보문구처럼 <고독의 힘>은 고독으로부터 삶의 풍요를 발견하게 하는 에세이임에는 틀림이 없다. 역설적인 고독의 힘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서 미처 찾지 못했던 가치를 찾는다면 이 한 권의 책은 인생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데 큰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