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다 미쓰히로 / 나무한그루
‘행복한 자장(磁場)을 만드는 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청소력>은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이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우리가 흔히 간과하며 살아가고 있는 청소와 정리에 대해 일침을 놓을 만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쇼킹한 느낌을 받았던 문구는 다음과 같다.
당신이 살고 있는 ‘방’이 바로 ‘당신 자신’입니다.
그동안 감정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감정 일기도 쓰고, 상담도 하면서 나름 내면을 치유하고 정리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문구를 접하게 되니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소홀히 하고 살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스스로의 모습이 엉망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재는 채 읽지 않는 신문과 잡지, 책들로 어질러져 있고, 양쪽 베란다에는 치우지 않고 방치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옷장은 몇 년째 입지 않는 옷들로 가득하고, 욕실은 곰팡이와 찌든 때가 얼룩진 채 그대로 있다. 이 정도라면 내면의 상태가 과연 어떤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그렇게 되지 않은 이유가 주변 환경정리의 부재에 있다고 생각하니 이제 조금 실마리가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한 달에 한두 번 정도 방을 깨끗이 정리할 때면 마음도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고, 책을 읽는다든지 글을 쓴다든지 하는 의욕이 샘솟을 때가 있다. 하지만 책상에 방치된 채 쌓여있는 신문 꾸러미와 각종 제세공과금 고지서를 볼라치면 마음이 심란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치울 생각은 하지 않고, 딴 데서 마음이 불편한 원인을 찾으려 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저자는 묻는다. 당신은 인생에 만족하십니까? 당신의 방은 깨끗합니까? 개인적으로는 둘 다 아니다. 저자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두 가지 물음에 ‘예스’할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한다. 저자는 도산, 이혼 등 정신적인 무기력 과정에서 청소에 눈을 뜨게 된다. 그리고 다시 좋은 여자를 만나서 결혼도 하게 되고, 연이어 행복한 일들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를 저자는 ‘단지, 청소를 했다는 것만으로’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공감이 가는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깨진 유리창 법칙을 들고 나온다.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저자가 언급한 것처럼 1969년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교수에 의해 실행된 실험을 말한다. 보존 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차를 세워놓은 채 보닛을 열어놓고 한 대는 그대로, 한 대는 유리창을 깬 후 그 상태에 대한 결과를 지켜본 결과가 서로 상반되게 나타났다는 것이 ‘깨진 유리창’ 법칙이다. 이 법칙은 낙서를 지움으로써 범죄율이 75%나 감소한 뉴욕시의 사례에도 인용된다. 학교 붕괴를 막은 화장실 청소, 디즈니랜드의 ‘데이 커스토디얼’ 도입을 통해 청소력으로 깨끗한 공간을 유지한 사례는 이런 법칙의 적용이 결코 황당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해 준다.
제2장 가장 밑바닥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놀라운 파워, ‘마이너스를 없애는 청소력’에서는 ‘환기’,‘버리기’,‘오염 제거’, ‘정리 정돈’만으로도 마이너스를 없애는 청소력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거기에 ‘볶은 소금’을 통해 안정된 자장을 만드는 방법까지 일러주고 있다. 그동안 환기는 그리 중요치 않게 생각해 왔던 것이었다. 청소의 범주라고 넣지도 않을 만큼 무관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환기를 통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이 가르쳐 준 그야말로 핫한 정보라고 할 수 있겠다. ‘버리기’ 또한 간과하고 살았던 일이다. 옷장에 방치된 입지 않는 옷, 베란다에 방치된 버릴 것들, 창고에 박혀있는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은 그동안 얼마나 버리기에 소홀했는지 알 수 있는 증거들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현재, 과거, 미래의 시점에서 마이너스 에너지를 제거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 현재 ‘매일매일 생활 속에서 당신의 에너지를 빼앗는 것을 버린다.’
2) 과거 ‘과거의 깊은 생각을 버린다.’
3) 미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안을 버린다.’
이쯤이면 포괄적인 청소력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인생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주는 저자의 안목을 읽을 수 있다. ‘더러움 제거’ 또한 무심코 넘긴 사안이다. 얼룩이나 습기 많은 곳의 곰팡이, 먼지, 낙서 등은 여전히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저자는 이와 관련하여 새로운 팁을 하나 선물한다. 금전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화장실 청소가 좋다고 말이다. 비약하자면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금전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평소에 화장실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일지 모르겠다. 묘하게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정리 정돈’은 물건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는 것을 말한다. 물건이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아서 한참 동안 찾고 헤맸던 기억은 정리 정돈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준다. 볶음 소금을 식힌 후 방안에 뿌리고 청소기로 빨아들이는 행위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저자만의 독특한 청소 방식이다. 실제로 활용해 보면 그 가치를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이외에도 감사를 담아서 하는 청소력, 작심삼일을 통해 습관을 만드는 청소력에 대해 언급하고 있기도 하지만 앞에서 소개한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청소력의 가치를 깨닫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세계를 청소력으로 빛나게 하고 싶다는 포부는 허무맹랑한 기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이들이 동참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다. 일상에서 가장 하찮게 여기던 일상 중 하나였던 청소가 이토록 인생과 세계의 변화와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나비 효과’는 바로 이런 것을 염두에 두고 탄생한 이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의 뒤표지에도 언급한 것처럼 청소가 되어있지 않은 곳에서 생활을 계속하면 심박 수나 혈압이 증가하고, 심장이 두근거리며, 목이나 어깨가 무거워지고 이유 없이 초조해지거나 금방 화를 내게 된다고 한다. 이런 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청소력이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면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 같다. 아주 오랫동안 간과하고 살았던 청소에 대한 관념을 일 거에 깨버리게 한 책, <청소력>의 필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