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느냐에 따라 씀씀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이는 한정되어 있고, 적당히 소비는 해야 할 것 같고 하다 보니 내가 원하는 곳에만 지출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그렇더라도 정작 내가 하고픈 일에 돈을 쓰지 않고, 반드시 써야 할 곳에만 지출을 하다 보면 평생 그런 패턴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그렇게 산다고 해서 살림살이가 부쩍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내 삶이 개선되고 향상되는 것도 아니다. 요즘 욜로족이 유행하고 있는 것은 그런 인식의 자각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복잡다단한 사회이다 보니 내일도 예측하기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전에는 어느 정도 계획을 하고, 아끼고 저축하고 빚을 내서 집을 사고 살다 보면 집값도 오르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패턴으로 살기 어려운 시대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 고령화되어 가는 사회,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환경을 보면 아무리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도 나아지는 것은 없다. 그렇다고 분수에 맞지도 않게 펑펑 소비를 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것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소비이고, 어떤 소비를 해야 만족스러운 소비를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전에는 음주문화에 길들여져 가용 소비의 대부분을 그곳에 쏟아부으며 산적이 있었다. 우리나라가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사회이다 보니 어쩌면 그런 판단은 당연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집단 중심의 문화에서 개인 중심으로 패턴이 바뀐 상황에서 더 이상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은 무의미한 시점이 되었다. 개인적인 방식의 삶을 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것이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이어서는 곤란하겠지만 나를 희생하고 내가 없는 삶 속에서는 행복과 만족감도 찾을 수 없다. 그러니 구태여 그런 방식으로 살아갈 이유는 없다.
한때 신앙적인 의미를 곡해하여 자신의 가치를 부정하고 희생하는 삶이 고귀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인식은 주체적인 삶을 거부하고, 주변인의 삶으로 전락하는 종적인 삶이다. 아무리 부족해도 내가 세상의 주인이고, 우주 또한 내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이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다. 그러니 소비패턴 또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주체적인 인생을 살아가기로 마음먹은 이후 소비 생활은 변했다.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데 투여하는 돈을 아깝지 않게 여기기 시작한 것이다. 누구든 취미생활이나 여행, 문화 활동을 통해 여유를 즐기며 살아가는 삶을 꿈꿀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여의치 않다 보니 지속적으로 하고픈 일들을 유예하는 경우가 많다. 나 또한 그랬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그러면 하고픈 일을 하는데 돈을 쓰면 현실이 달라질까? 달라진다. 생각이 바뀐다. 주체적인 가치가 더욱 커지니 삶에 자신감도 생긴다. 고로 나를 위한 투자는 인생을 바꾸고 운명을 바꾼다.
현실의 삶에 만족하면 그 패턴대로 살아가면 된다. 하지만 현실에 불만스럽다면 인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소비의 패턴을 바꾸는 일이다. 고차원의 가치를 추구하는 인간은 결코 먹고사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존재다. 그러니 고차원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문화생활, 여가 활동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개인적으로 돈을 써도 아깝지 않았던 것은 이전에는 술값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서구입, 공연관람비, 수강비, 의류미용비 등이다. 이런 항목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투여하는 것이기에 아깝지 않다. 주식, 부동산, 경매, 미술품 등 다양한 투자 분야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투자를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가장 큰 이익을 남기는 행위는 아닐까? 그렇다면 소비의 패턴을 정하는 데 있어서 갈등요소는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긴 안목으로 가장 안전한 투자처에 투자한다면 자존감도 향상될 것이고, 인생 또한 활력이 넘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