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는 즐거움

by 정작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소비하는 일은 분명한 고민거리다. 자본은 한정되어 있고, 소비할 일은 널려있기 때문이다. 돈을 쓸 때가 한두 군데가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소비는 책을 살 때다. 책장에는 수천 권의 책들이 즐비해 있지만 여전히 책 사는 즐거움은 남다르다. 물론 책을 사는 족족 읽지는 못한다. 그렇다고 책을 사는 즐거움을 포기할 순 없다. 책은 생각의 궤적을 읽을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책은 글쓰기를 위해서도 교양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책은 정보의 보고이자 집약체이다. 서점을 자주 들리는 것도, 온라인에서 책을 자주 검색하는 것도 그 과정자체에서 오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새로운 책과의 인연은 사람과의 인연만큼 소중하다. 각양각색의 책 속에는 많은 사람들의 사상과 가치관이 녹아있다. 책냄새가 좋기는 하지만 기실 사람 냄새가 좋은 이유일 것이다. 다양한 생각의 차이를 분별하고 사람의 향기를 읽을 수 있는 책은 그래서 인간 정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휴머니스트를 자처하는 내게 책은 수많은 생각들과의 만남을 주선하는 일종의 매개체다. 물론 직접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중요할 터이지만 바쁜 세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매번 원하는 대로 만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간접경험을 통해서라도 인간 정신의 세계를 탐색한다면 그것으로 족할 일이다. 그러니 책을 사는데 어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는가? 오히려 지폐 한두 장으로 책을 살 수 있다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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