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 김용화 감독(2017) / 대한민국
통산 22번째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는 <신과 함께 – 인과 연>의 흥행세가 가파르다. 모르긴 몰라도 연작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고 있는 영화는 ‘신과 함께’ 시리즈가 처음은 아닐까 싶다. 웹툰이 원작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부터 흥행조짐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이토록 가파른 상승세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줄은 몰랐었다. 최소한의 예의로 전작은 봐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보게 된 것이 <신과 함께 – 죄와 벌>이다.
영화를 보면 특수 효과가 뛰어나다. 물론 헐리우드를 따라갈 순 없다. 하지만 이전처럼 조악한 수준은 아니다. 거기에다 한국 특유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은 테크닉과 효과를 중시하는 헐리우드 영화에 비하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이야기와 저승이라는 공간 설정, 거기에 다소 코믹스러운 배우들의 연기하며 재미와 웃음, 스펙터클한 씬이 맞물려 흥행신화를 쓴 것은 아닐까 싶다.
작품 속에 들어가 보면 헐리우드에서 결코 따라올 수 없는 한국만의 정서가 눈에 띈다. 특수효과야 기술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지만 한국인들만이 공감하는 보편적인 정서는 그들로서는 흉내낼 수 없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이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이야기 진행을 보면 구조는 단순하다. 저승에 가게 되면 반드시 몇번의 재판을 거쳐야 한다는 설정이 있다. 그 속에 주인공의 사연이 마치 양파껍질 벗겨지듯 드러나면서 모두들 한 번쯤 느껴봄직한 한국 사회의 현실이 스크린에 투영되니 자연스럽게 공감대는 형성될 수밖에 없다. 한국 고유의 정서와 스펙터클한 액션, 현란한 특수효과와 감칠맛 나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무엇보다도 탄탄한 구조의 플롯은 원작인 웹툰의 확장성을 십분 발휘한 요소들로 점철되어 극적인 영화로 환생을 한 셈이 된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피치 못하게 지을 수밖에 없는 죄.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 삶에 근원적인 물음을 던진 <신과 함께 – 죄와 벌>은 표면적으로는 오락 영화처럼 비춰지지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작품으로서도 그 의미는 빛난다고 하겠다. 영화적인 요소가 다양하게 버무려진 흥행요소가 관객들의 입맛을 자극하면서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신과 함께' 시리즈는 2편 또한 대박을 치는 와중에 3편 제작 소식도 들려온다. 다시금 흥행 대박의 신화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