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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

조은하 / 랜덤하우스코리아

by 정작가


<세상의 모든 글쓰기> 시리즈 중의 하나인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는 애니메이션에 관련된 글쓰기를 총망라한 교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부제처럼 콘셉트에서 스크립트까지 애니메이션이 완성되어 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기 때문이다.


제1장은 스토리 가이드라는 제하에 플롯과 캐릭터의 구조와 유형을 보여 준다. 애니메이션은 아무래도 이야기 위주로 사건이 전개되다 보니 플롯의 중요성이 크다. 여기에선 다양한 플롯이 소개된다. 변신형, 변심형, 여정형, 모험형, 추구형, 추도형, 추적형, 구탈형, 탈출형, 보은형, 보복형 플롯 등이 그것이다. 이런 다양한 형태의 플롯은 애니메이션의 끝이 없는 확장성을 대변해 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거의 무한한 표현 영역은 애니메이션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만하다.


캐릭터 유형도 마찬가지다. 스토리를 주도하는 메이저 캐릭터, 메이저 캐릭터를 도와주는 마이너 캐릭터, 성격의 유형을 기점으로 한 분류로서는 정적 캐릭터, 동적 캐릭터 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의 유형들은 마초형, 이상형, 유사형, 지능형, 이물형 등으로 나누어지기도 하지만 이런 구분은 단편적인 구분일 뿐이다. 복합적인 상황을 상정한다면 캐릭터의 유형들은 무한하게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여러 가지 용어가 등장한다. 다소 생소한 용어도 많은 데 그중에서도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구분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용어들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에서 어쩌면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용어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용어를 해석해서 정리해 보면, 프로타고니스트(protagonist)는 주동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안타고니스트(antagonist)는 반동인물이다. 트리타고니스트(tritagonist)는 제삼자로 칭해지는 데 프로타고니스트가 사건의 주체이고, 안타고니스트가 갈등의 주체라고 한다면 트리타고니스트는 관계의 주체로서 주동인물과 반동인물의 관계를 설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이외에도 애니메이션 제작에 따른 용어에 대한 이해는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에 필수적이다. 간단하게 몇 가지 용어의 정의를 인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시놉시스 – 대개 작가가 생각하는 주제를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알기 쉽게 간단히 적은 줄거리 또는 개요 · 일람이라고 한다.

트리트먼트 – 장면화를 고려하여 현재 시제로 진술하는 스토리텔링으로서, 시놉시스를 통해 윤곽이 드러난 스토리를 극적이고 영상적인 방식으로 다루기 위한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스크립트 – 상영용 대본을 뜻하며, 이는 제작자 · 배우 · 연출자 등 관계자의 연출 · 장치 · 음악 · 촬영 기타 일체의 준비를 위한 기본 자료가 된다.


대략 이런 개념이라도 알고 접근해야만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쓰는 데 수월해질 것이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는 그리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알찬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 지망생이나 현직 작가들조차도 배울 것이 많은 교재다. 애니메이션이라고 해서 그리 쉽게 볼 것은 못된다.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완성하려면 실사 영화 한 편 제작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공정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좀 더 체계적인 이론과 지식으로 중무장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쓰기>는 애니메이션 작가들을 위한 강력한 무기로서 손색이 없는 교재라고 할만하다. 이 한 권의 책이 애니메이션 창작을 열망하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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