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로진 / 타임POP
이 책의 머리말에 보면 하버드 대학교의 우수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기자들이 질문한 일화가 인용되어 있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면 좋겠냐는 질문에, 예상외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지금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고른 목적은 같다. 조금 더 글을 잘 쓰기 위해서이다. 그러면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전부터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다독, 다작, 다상량, 즉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생각하라고 한다. 거기에 하나 덧붙일 것이 있다. 바로 베껴 쓰기다.
실제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많은 작가들은 베껴 쓰기의 효과를 톡톡히 본 사람들이 많다. 유명한 작가인 신경숙도 대학 시절에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필두로 많은 필사를 통해 작가적인 역량을 쌓아가는 데 일조한 측면이 크다고 기사에서 피력한 바 있다. 그만큼 필사는 글쓰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과정이 되어 버렸다.
이 책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은 필사를 통해 글쓰기를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이 책을 완독 하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다. 30편에 달하는 베껴쓰기 과제를 수행하는 것만 해도 버거울 지경이었으니 말이다. 그동안 필사의 중요성은 알면서도 막상 실천한 적은 많지 않았다. 이 책을 읽은 계기로 필사의 습관에 맛들이다 보면 글쓰기의 실력을 향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베껴쓰기의 중요성만을 강조하는 책은 아니다. 글쓰기에 대한 30가지의 팁은 글쓰기를 하면서 참조할 만한 내용을 풍부히 담고 있다. 우리말의 특징인 조사, 어미, 생략에 대해서 말하고, 무엇을 쓸 것인가, 주어와 술어의 호응은 어떤가,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 다양한 글쓰기의 방법에 대해 물음을 던지면서 그에 맞갖은 답을 풀어놓기도 한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글쓰기는 단 시간에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그만큼 많은 습작과 필사의 과정을 거치고, 독서와 사색을 통한 정신적인 자양분을 습득함으로써 글쓰기의 역량을 쌓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필사는 글쓰기의 과정을 거쳐 간 선배 작가들의 호흡을 경험하고 모방하는 작업이다. 모방은 제2의 창조라고 하지 않던가. 이 말에 가장 적합한 것이 필사가 아닐까 싶다. 글쓰기의 방법과 필사를 통한 경험의 장을 제공해 주는 이 책을 통해 글쓰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