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미켈란젤로가 대리석상을 조각하는 동안 아주 세세한 부분을 다듬는 과정을 지켜본 친구는 2개월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석상에 공을 들이고 있는 미켈란젤로를 보게 된다. 친구의 입장에서야 특별히 달라 보이지 않는 석상에 공을 들이는 미켈란젤로가 답답해 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니 그렇게 시간을 끌다 보면 대작은 완성되지 못할 것이라는 충고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위대한 예술가는 친구에게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제대로 만들겠다고 응수한다. 관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곳까지도 세심하게 다듬을 수 있었던 것은 거장의 마인드를 가졌던 예술가가 아니었다면 결코 이루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아주 작은 일들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작은 것들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큰 욕심을 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를테면 즉흥적인 술 약속은 거부하지 못하면서 절제의 미덕에 대해 논하려고 하는 누를 범하기도 한다. 기본의 중요성을 역설적으로 부각해 주는 이런 사례들은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거장의 눈에는 아주 작은 것을 소홀히 하고서 걸작의 탄생을 바라는 요행수가 보이지 않는 법이다. 우리도 진정한 대가로서 - 그것이 어떤 분야든 - 인정받고 싶다면 남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자신에게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기준을 가지고 주어진 일에 임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미켈란젤로라는 거장처럼 될 순 없다 손 치더라도 최소한 전문가의 반열에 올라 당당한 인생의 주역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은 열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