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팔리시
이번 일화는 한 인간에 대한 집념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열어갈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열여덟 살의 청년 베르나르 팔리시는 유리 제품 화가였다. 우연한 기회에 정교하게 만들어진 이탈리아제 유리잔을 보게 되었고, 이를 기회로 그의 인생은 새로운 길을 걷게 되었다. 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유약이었다. 유약을 발라 구운 도기의 광택에 매료된 그는 그 성분을 분석하고 연구하는데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전 재산을 날릴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지만 성과는커녕 직접 만든 가마조차 화재로 소실되는 위기를 겪게 되었다. 이후에도 베르나르 팔리시는 꾸준히 노력을 경주하였고, 마침내 원하던 유약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는 이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유약을 용해할 수 있는 비법을 체득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엿새 동안 쉼 없이 가마에 불을 지피기도 했고, 그런데도 결과가 나타나지 않자 땔감이 부족해 주변의 집기들을 태우기도 했다. 오죽하면 집 안의 가구조차도 부수어 땔감으로 활용할 지경이었다. 그런 도전과 열정의 결과로 마침내 그는 유약을 용해하는 비법을 손에 넣을 수 있었고, 베일에 싸였던 비밀을 풀어내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리는 때론 어떤 도전에 직면하게 되면 주변 환경을 탓하는 경우가 많다. 도전이라는 속성이 그렇듯 모든 조건이 완비된 상태에서 일을 처리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베르나르 팔리시 또한 가마가 소실되고, 땔감이 없어 주방 그릇 진열대까지 부수어 가면서 열정을 쏟은 결과 원하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고집스럽고 집요한 접근은 애초에 불가능하게 여겨지던 것들도 성취할 수 있게 하는 마법을 일으킨다. 베르나르 팔리시가 그저 영롱한 유약에만 매료되어 유약을 용해할 수 있는 비법을 알아내려고 힘쓰지 않았다면 단지 그 상황에만 안주하여 큰 성공을 거둘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유약을 개발하고, 그에 대한 원천적인 기술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결국은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유약을 용해하는 비법을 터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한두 가지 성공에 만족하며 쉽게 샴페인을 터뜨리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진정으로 추구하고 원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그 한계를 무릅쓰고 끝까지 도전을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지만 베르나르 팔리시는 자기가 원하고자 하는 것을 얻기 위해 그 어떤 것도 희생할 용기를 가지고 있었고, 실제로 인내와 끈기로 그 목표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런 위인의 일화를 접하게 되면, 아주 작은 어려움에도 쉽게 포기하고 망설이는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고집스러운 용기와 집념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멀티태스킹이 일반화된 사회에서 이처럼 한 분야에 올인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약 500년 전의 위인이었던 베르나르 팔리시의 일화를 현시점에 적용하여 그 가치를 되짚어보는 일은 다소 고루한 접근처럼 보일 수도 있다. 현대인들이 도달할 수 없었던 그런 경지에 이르렀던 명인의 궤적을 좇아간다면 예기치 않은 성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진리는 세월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그 가치를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