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멀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요가

요가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 세 가지

by Dada

직장인들에게 번아웃 시기가 오듯이, 요가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번아웃이 온다. 직업 요가인이 아니라 요가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에게도 말이다. 보통 ‘요가 권태기’라고 부른다. 에너지 넘치게 일을 하다가 지쳐 영혼 없이 몸만 겨우 회사에 끌고 가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세상에 가장 중요한 것이 허리를 더 비틀어내고 머리서기를 더 오래 버텨내는 것인 마냥 열심히 요가를 하다가 요가에 흥미를 잃고 왜 요가를 해야 하는지 의문을 갖는다. 왜 굳이 바닥에 머리를 대고 거꾸로 서야 하는지도, 허리를 더 뒤로 젖혀내야 하는지도 의문이 들고 실력도 별로 늘지 않는 것 같다. 퇴근하고 요가 수업을 들으러 갈 생각만 하며 업무 시간을 버텼었지만, ‘요가 권태기’ 시기에는 요가 수업을 예약하고 싶지도 않고, 예약해 놓은 요가 수업을 갈 생각에 설레지도 않는다.


pixabay 권태.jpg 가끔 요가가 가고 싶지 않은 시기가 있다. (사진 출처:pixabay)

요가를 몇 년씩 하다 보면 누구나 겪는 권태로움이다. 요가든, 직장생활이든, 연애든, 권태로움을 극복하는 것에는 정답이 없다. 요가원에 처음 등록해 본 것이 2015년 같은데, 거의 10년을 채우며 일상과 요가를 병행하는 동안 내가 요가 권태기를 보내는 것에 효과적이었던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그냥 ‘쉬는 것’이다. 이 때는 요가를 하지 않고 다른 운동을 해보든, 아무것도 하지 말고 집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든, 약속을 잔뜩 잡든, 마음이 가는 대로 지내는 거다. 헬스장에도 다녀보고, 필라테스도 다녀보고, 테니스나 골프, 뭐든 좋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 그렇게 ‘요가 단식’을 한다. 요가 단식을 시작하는 시점에는 이미 요가에 지겨움을 느낀 터라 이제 요가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저녁에 요가 수업을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약속을 잡고, 마음껏 OTT를 시청하는 것에 자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나에게는 요가 단식이 자유롭게 느껴지는 기간이 딱 2주였다. 2주가 지나면 필라테스를 하다 가도 요가원에 가고 싶어 지고, 집에서 드라마 정주행을 하는 것이 어깨가 뻐근하게 느껴지고, 약속을 잡고 마음껏 먹은 저녁식사로 며칠 내내 속이 부대낀다. 어떻게 해서든 매트 위로 올라가고 싶어 진다. 물론 누군가는 요가 단식을 시작하다가 그대로 영원히 매트를 떠날 수도 있다. 굳이 매트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의무감에 요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세상에 내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얼마든지 많다. 하지만 요가와 인연이 있다면, 요가 단식을 하는 중 분명히 매트 위로 올라가고 싶은 욕구가 올라올 때가 있을 거다. 그때 다시 하는 요가는 더 개운하고 행복하다.


두 번째 방법은 ‘요가원 바꾸기’다. 요가 수업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이유 중에는 요가원의 공간에 익숙해지고, 선생님의 스타일에 익숙해진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선생님의 수업을 오래 듣다가 보면 선생님이 다음 동작에 무엇을 할지, 오늘 빈야사 수업에 가면 어떤 느낌의 흐름을 하실지 어느 정도 예측되는 때가 있다. (물론 매 수업마다 깜짝 놀랄 만큼 참신한 흐름과 지도를 해주시는 선생님들도 많다.) 그런 권태로움을 느낄 때 요가원을 옮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수강생들 분위기도, 공간의 분위기도 바뀌고 무엇보다도 ‘어? 이 동작을 이렇게 접근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흐름과 선생님의 큐잉 멘트를 마음속에 새기느라 권태로울 새가 없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이미 등록한 요가원의 기간이 많이 남았을 때 쓰는 방법인데, 바로 ‘새 요가 옷 쇼핑’이다. 새로운 요가 옷을 사면 얼른 입고 요가를 하고 싶어 진다. 요가 옷을 고르면서 이 옷을 입고 요가 자세를 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나만 그런 가?) 이전에는 시도하지 않았던 도전적인 밝은 색상의 옷을 고민해보기도 한다. 요가의 철학 중에 소유욕과 탐욕을 버리라는 ‘아파리그라하(Aparigraha)’와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것을 권장하는 ‘산토샤(Santoṣa)’라는 개념이 있다. 각종 요가 옷을 색깔별로, 브랜드별로 갖추는 것은 그런 철학과 어긋난다고 여겨지지만, 가끔씩, 요가에 권태를 느낄 때, 다시 매트 위로 올라갈 동력을 얻는 의미로 하나씩 신중하게 구매하는 것은 요가 생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내 옷장에는 요가 옷이 꽤나 많아졌다.


취미 요가인의 좋은 점은 요가가 권태로울 때 요가를 쉴 수 있다는 거다. 직장이 권태로울 때, 직장이 지칠 때는 당장 직장을 쉬고 싶은 만큼 쉴 방법이 없으니 나도 어떻게든 직장에서 버텨내려고 한다. 그리고 직장을 다니면 요가 권태기 극복을 위한 요가 옷 구매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요가에 애정은 변함이 없지만, 요가가 지루해지는 때, 다들 각자의 방법으로 슬기롭게 요가 권태기를 지내 보낼 수 있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요리는 노동일까 치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