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를 펴기까지 3시간, 매트 위에서는 30분

마음먹는 것이 어려운 셀프 수련

by Dada

집에서 스스로 하는 요가 수련을 ‘셀프 수련’이라고 한다. 셀프 수련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매트를 펴고 매트 위로 올라가는 일이다.


남편이 꿈나라를 헤매며 늦잠을 자는 주말 아침, 나는 먼저 잠이 깨서 거실에 나온다. 머릿속으로는 전날 밤부터 ‘아침에 요가를 해야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잠이 덜 깬 상태로 거실에 나오면 요가를 시작하기 전에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다. 커피를 마시려고 하면 왠지 빵도 한쪽 먹고 싶어진다. 따뜻한 커피를 빵과 함께 먹고 나면 속이 뜨끈하고 기분이 좋아지는데, 요가를 하기에는 왠지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그제야 아차, 요가를 먼저 하고 음식을 먹었어야지, 생각하지만 사실은 주말마다 반복하고 있는 실수(?)이기 때문에 애초에 요가를 하려는 의지가 부족했던 거다. 그렇게 거실 소파에서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뭉개고 있다가 보면 어느새 잠을 깬 남편이 눈을 비비며 방에서 나온다. 그 모습에 내 의식의 흐름은 머리가 뻗친 채로 눈은 반쯤 감은 눈곱진 남편에게로 이동하고 잠시 요가를 잊는다.


요가원을 가지 않는 평일 저녁, ‘오늘은 집에서 셀프 수련을 해야지.’ 생각하며 퇴근한다. 하지만 막상 집에 오는 동안에는 ‘남편 저녁에 뭘 주지?’를 생각하고, 집에 도착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집안 곳곳 바닥의 머리카락과 빨랫감이 가득 찬 빨래 바구니다.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려놓고, 청소기로 대충 집안을 휘젓고, 냉장고를 뒤적뒤적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한 남편이 집에 도착한다. 남편과 스몰 토킹에 빠져 다시 요가를 하기로 했던 다짐을 잊는다.

화면 캡처 2025-10-19 170223.png 베란다에 마련한 셀프수련 공간 (덥거나 춥지 않은 시기에만 할 수 있다)

셀프 수련 이전에 일어나는 갖가지 유혹과 장애물들을 극복하고 집에서 매트를 피는 것에 가끔씩 성공한다. 막상 매트를 피고 나면 결심하기까지 하루 종일 걸린 시간에 비해서 수련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다. 짧게는 30분에서 오래 하면 1시간 30분 정도다.


셀프 수련은 선생님의 목소리를 들으며 하는 수련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내 몸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내가 잘못 수행하고 있는 아사나의 패턴을 반복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스스로 몸에 집중하는 사실에 의미가 있다. 나름대로 깊은 자세들에 접근하기 위한 워밍업 시퀀스를 직접 고민하고 시도해 볼 수 있고, 요가원에서 들었던 수업의 인상적인 시퀀스들을 혼자서 곱씹으며 복습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혼자 매트 위에서 움직이는 순간에는 선생님이든, 옆자리 회원이든, 누가 나를 어떻게 볼지 조금도 신경 쓰지 않고 내 몸의 움직임에 몰입할 수 있다. 비록 30분이 될지라도 매트 위에 올라가 셀프 수련을 하기 위해 오늘도 하루 종일 마음을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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