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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조 May 16. 2019

나라는 사람.

내가 나라는 사람을 잘 모를 때.

내가 알고 있는 나 자신이

가끔 멀게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속으로 생각하는 것조차도 거짓되고 솔직하지 못할 때

나는 그런 생각을 하죠.


‘나는 나에게도 내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구나.’

‘내가 진짜 나쁜 사람이 아닐까?’

 

순수하게 나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친절과 호의들까지

어느 순간 의심하기 시작해요.

내가 나를.


‘뭔가를 바라고 이러는 게 분명해.’


‘내가 뭔가를 바라는 걸 들키지 않으려면

친절해야 하니까. 그래서 친절한 걸 거야.’


‘머릿속으로는 내가 베푼 친절들을

계산하고 있을지 몰라.’


그 생각들은 한없이 낮고 낮은

어둠 속으로 나를 데려가요.

자존감은 어느새 바닥으로 주저앉아요.

나라는 사람. 나는 나에게도

왜 이리도 솔직하지 못한 걸까요?

나 자신이 한없이 약한 존재라는 것을

나에게도 들키기 싫은 걸까요?


나는 오늘도 나에게 거짓을 요구해요.

‘슬픈 영화를 봐도 울지 않기.’

‘아름다운 풍경을 봤을 때도 감동하거나 취해있지 않기.’


억누르고 또 억누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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