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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사람

by 카라

옷은 새 옷이 좋고 사람은 옛날사람이 좋다는 말이 있다.

인테리어든 옷이든 차든 간에 어지간하면 새것이 좋겠지만 사람만큼은 새로운 사람보다는 오래된 옛날 사람이 좋다는 말이다.

나는 최근 암일지도 모른다는 꽤나 깊은 우울감에 허덕인 경험이 있다.

평소의 성격은 지나치게 해맑고 긍정적이다.

내 인생 모토는 되는 대로이다.

누가 들으면 대충 사는 사람 같아 보일 수도 있지만

나 스스로는 절대 대충 사는 법은 없다.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해내고 지각하거나 나의 일을 떠넘기는 일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통(?)의 일을 처리하는 부분에서는 조금은 자신 없다.


어쨌든

그런 성격의 내가 영상(?)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고 그것에 무너져 출근을 못하고 일주일간 밥도 못 먹은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때 나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으면 계속 잠만 잔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리고 그동안 살면서 그렇게 힘든 일이 없었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그때 했었다.

나는 역시 긍정적인 사람이다.

3개월의 긴 시간이 지나고 확실하게 내 몸에서 제거된 후에나 마음이 놓였던 애증의 혹!

아니 완전히 제거가 된 후에도 그 녀석의 성격이

파악되는 일주일의 시간이 꽤나 길었었다.


이때 나에게 위로하는 사람들은 옛날사람들이었다.

사이가 좋았던 나빴던 연락을 하고 지냈던 못했던 간에 하나같이 안부를 물어 준 사람들은 나와 오래전에 함께 했던 옛날 사람들이었다.

예전에도 크게 가깝게 지내지 않았어도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잘 챙기지 못하는 성격에 연락을 뜸하게 했어도 걱정해 주고 위로해 주는

사람들은 옛날 사람들이었다.

경험을 같이 하고 시간을 같이 지내 온 사람들은 새로운 사람은 알 수 없는 고마움을 주었고 앞으로도 분명 내 삶에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나 또한 새로운 사람들보다는 예전부터 알던 사람들을 기억하며 살고 싶다.


이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

10대 시절의 풋풋함과 20대시절의 자신감

30대시절의 세련됨과 40대시절의 노련함으로 남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나의 이런모습을 모두 알고 있는 옛날 사람들과

소소한 행복을 교환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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