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

by 카라

오늘은 육아휴직을 쓴 지
딱 한 달째 되는 날이다.
계획된 휴가가 아니어서 그런지
뭘 해야 될지 모르고 지내는 시간이반은 넘는 것 같다.
뭘 하긴 뭘 해?
육아휴직이면 육아를 하면 되지.....

갑자기 수술을 해야 돼서
갑자기 쓰게 된 휴가의 일부지만
이제는 궁극적으로 육아를 해 볼참이다.
누가 들으면 육아라고 하면
갓난아이를 돌보거나
신생아 기저귀를 갈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시간 못지않게
초등학생도 엄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다.
중간중간 픽업과 간식 챙겨주는 일은 할머니가 해 주신다고 하지만
하교 후 왔다 갔다 하면서
나누는 엄마와의 대화가
아이들의 기억에는 가장 크게
남는다니
그걸 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에
큰 감사함을 느낀다.
이 또한 1년만 더 늦었어도
소용없는 일이 됐을 거다.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더니......
그래서 육아휴직 기간이
9세 이전인가 보다.

그동안 나의 루틴은
퇴근시간 후 즉 오후 6시 이후에는
무조건 아이들에게 맞춰진 삶이었다.
주 2회 가는 50분 운동도 부담이었고 개인적인 약속 사적인 모임도
나에게는 사치였다.
어쩌다 가게 되는 회식도
코로나로 횟수가 줄어 기회가 없어져 다행이었다.
내가 있어야 아이들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상하게도 저녁시간만큼은
오롯이 아이들에게 투자해야
스스로 마음이 편안해졌다.
나의 생각이 이러하니
일을 하지 않는 주말은
어떠했겠는가?
두세 달에 한번 만나는
친구모임조차도
나이가 비슷한 아이들이란 빌미(?)로 데리고 만나기 시작했다.
나아가 남편들도 같이 가는
가족모임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병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의 주말은 늘 피곤했지만
커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늘 잡아 두고 싶은 세월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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