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공기 숲 속 쉼터 앙 깨우 저수지에서의 힐링 시간
사원도, 관광지도... 너무 많이
돌아다니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이렇게 비슷비슷하지?'
눈앞의 풍경은 새로운 데
마음은 자꾸 같은 자리에 머무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은 방향을 틀었다.
번잡한 시내도
화려한 관광지도 아닌
조금 조용한 곳으로
앙 깨우 저수지.
치앙마이 대학교 안쪽에 숨어 있는
현지인들의 쉼터 같은 곳이다.
마야몰 사거리에서 도이수텝
방향으로 차로 5분 남짓
치앙마이 대학교로 진입해
분수대에서 우회전하면
넉넉한 주차장이 나온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주차장 위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사람들로 조용히 북적이는 저수지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심의 소음이 닿지 않는 이곳은
그냥
걷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나는 시계반대방향으로 산책을 시작했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를 지나면
어느새 숲 속이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
조용히 눈을 감고 쉬는 이들
그리고 나.
도이수텝 산 아래, 상쾌한 공기
속에서 조용히 걸음을 옮긴다.
조용히 숲 속을 걷다 보면 아담한 커피숍 하나가 나타난다.
햇살 좋은 테라스에 앉아 커피 한 잔.
그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느려지고,
모든 것이 충만하다.
커피를 마신 후
나는 도로를 따라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갔다.
그 끝에 또 하나의 작은 저수지가
나를 반긴다.
사람 하나 없는 고요한 물가
새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예쁘게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들
다시 나오는 길
처음 만났던 저수지로 돌아온다.
처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아이를 데리고 산책하는 가족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는 청춘들
데이트하는 연인들
모두가 이 조용한 공간에서 각자의 속도로
쉬고 있었다
한 시간 남짓한 산책
관광 명소도 아니고 화려한 건물도 없는 이곳이지만
나름대로 특별한 여행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