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홍손 루프를 다녀오다 (II)
다음날 새벽 3시에 잠이 깼다.
어제저녁엔 치앙마이 호텔에서 냉장고에 남아 있던 창맥주 2병을 캐리어에 담아왔는데 그걸 먹고 잤다. 일어난 김에 3시부터 원고 작업을 했다.
그러다 한 7시쯤 리잠을 잤다.
9시에 일어나 슬로우 조깅을 하고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반찬은 친구가 주고 간 깻잎.
그렇게 아침을 해결하고 호텔에서 작업에 작업.
11시쯤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고도 어디 나가기가 싫어졌다.
그렇게 잠시 쉬다가 11시 30분쯤 슬리퍼를 끌고 메홍손 시내를 한 바퀴 돌아주었다.
마~
그래도 메홍손까지 왔는데 한 바퀴는 돌아주는 게 예의지.
이런이런.
사진도 한 20방 찍어주었다.
시내에서 보이는 자그마한 높이의 산에 사원이 눈에 들어온다.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데 안 갔다.
한 시간쯤 돌았나?
메홍손 시내 사원
메홍손 거리
메홍손 시내
메홍손 시내
메홍손 시내서 바라본 사원
메홍손 관광 지도
돌아오는 길 어디에나 있는 쎄븐 일레븐에 들러서 창맥주 2병을 사가지고 와서 원고 전송 기념으로 호텔방 맥주를 했다.
오후에도 어디 안 나가고 호텔에서 죽 때린다.
어디 가기도 싫어졌다.
메홍손과 빠이 관광지를 구글 맵에서 검색해서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죄다 보았다.
안 가봐도 눈에 훤하다.
이런이런.
호텔방에서 운동이나 신나게 했다.
컨디션 130 유지를 위해서!
시간은 흘러 저녁때가 되었다.
다시 쎄븐 일레븐에 가서 이번에는 창맥주 5개를 업어왔다.
흰밥이 하나 있길래 같이 업어왔다.
흰밥에 깻잎 그리고 김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니 짱이다.
거짓사랑 노래를 들으며 창맥주를 마신다.
다음 날 일어나니 치앙마이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원래는 빠이 가서 2박 정도하고 넘어가려고 했었는데 노잼이라 그냥 치앙마이까지 쏘기로 했다.
이번엔 빠이를 거쳐서 그 760개 꼬부랑길을 가야 하는 코스다.
자! 출발!
네비에서는 5시간 28분으로 나온다.
그래도 올 때보다는 30분 덜 걸리네?
메홍손을 뒤로하고 빠이로 달렸다.
메홍손에서 빠이로 가는 꼬부랑길도 장난이 아니다.
엄청나다.
산 정상에 전망대가 있길래 잠시 쉬면서 동영상도 사진도 찍었다.
메홍손에서 빠이 가는 길 산정상 휴게소에서 찍은 영상
그렇게 다시 출발!
내려오는데 큰일 날 뻔했다.
내리막을 내려오는데 반대편 차선에서 추월차가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닌가!
급급정거로 간신히 충돌을 피했다.
급브레이크 탓에 뒷 자석에 있던 가방이 아래로 쏟아지고
조수석에 있던 큰 물병(주유소에서 만땅 넣을 때 준 1리터짜리 물병이다)이 조수석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후유!!!
아무튼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빠이에 도착했다.
뭐 빠이야 지난번에 와봤다 아이가~
하면서 그대로 치앙마이로 쐈다.
그런데 진짜 재미있는 일이 시작되었다.
그 760개의 꼬부랑길을 이리 돌고 저리 도는 데 조수석 바닥에 떨어진 물병이 세로로 떨어지는 바람에 좌로 굴렀다 우로 굴렀다를 계속한다.
진짜로 좌로 굴러 우로 굴러를 760번이나 한 거다!
혼자서 엄청 웃었다.
팔이 닿지 않아 그 물병을 주울 수도 없다.
길가에 차를 세우고 주울 수도 있었지만 그냥 두었다.
아무튼 760개 꼬부랑 길을 도는 동안 그 물병은 쉴 새 없이 좌우로 왔다 갔다 했다.
물병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꼬부랑길을 내려와 5시간 반 만에 치앙마이에 도착했다.
2박 3일 만에 치앙마이로 돌아오니 정말 고향에 온 기분이다.
진짜 얼떨결에 떠난 길이었는데 갔다 와 보니 이 길이 메홍손 루프란다.
완전 하나의 업적을 이룬 느낌이다.
네비에서 가리키는 메홍손 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