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구독자

by 마을너머

한 번씩 글을 올렸다. 브런치를 위해 글을 썼다기보다 여러 용도로 썼던 글을 기억하고 저장하고자 올리는 행위에 더 가까웠다.

내 글을 누군가가 읽는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려 했지만 글을 올리는 날엔 나도 모르게 브런치를 들락거리고 있었다.

라이킷 숫자를 세어보며 어떤 사람이 내 글을 읽었는지 눌러준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 신경 쓰고 있는 것을 보면 브런치에 글을 올리는 것이 온전히 나만을 위한 행위는 아닌 모양이다.


오늘 첫 구독자가 생겼다. 내 글이 얼마나 자주 올라갈지 나도 모르겠고 그분에게 내 글이 어떤 의미일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무척 기분 좋은 첫 경험인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나의 첫 경험이 하나 늘어나게 되었다.


사십 대 후반 나이가 되면서 무언가 처음 해보는 일이 무척 적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사랑, 첫 키스 같은 달달한 기억들도 벌써 30년도 더 전에 경험한 일이고, 처음 마셨던 술, 담배 처음 쳐본 탁구, 당구 같은 기억들도 어렴풋 하지만 아련한 기억 저편에 고이 모셔있는 기억들이다. 결혼, 출산, 육아 같은 경험들이 비교적 최근의 기억들이지만 이것도 벌써 십수 년 전 기억이 되고 있다.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첫 구독자가 생기는 오늘의 경험은 그래서 소중한 것 같다. 늘 반복되는 일상에 작은 떨림으로 다가왔다. 더 많은 첫 경험들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이 소중한 첫 경험들로 떨리길 기대해 본다.

나의 첫 구독자가 되어주신 이름 모를 전직 형사님 오늘도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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