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고, 키우고, 마주하기까지의 여정
다음 날 아침.
호텔 조식을 배부르게 먹고 돈키호테에 갔다. 이른 아침에 들리니 사람이 없어서 여유롭게 쇼핑을 할 수 있었다. 일본 조미료와 소스, 과자, 컵라면, 술 등을 잔뜩 샀다. 여행지에 오면 이렇게 다른 나라 먹거리들을 잔뜩 사게 되는데 집에서 며칠 먹으면 여전히 그 나라에 있는 것 같아 마음이 들뜨고 좋다.
캐릭터와 만화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오늘은 아루아루 시티에 갔다. 여러 가지 가챠와 인형 뽑기 기계가 있었다. 나이가 30이 넘었는데 아직도 귀여운 것만 보면 가슴이 콩닥콩닥한다.
엄마가 이렇게 철이 없어도 괜찮겠지?
남편도 옆에서 구경을 하고 나는 만족할 만큼 캡슐을 돌렸다. 시간이 남아 근처의 작은 카페에 갔다. 일본의 파르페는 비쌌지만 아주 고급스러웠다.
꼼지의 초음파를 보며 남편과 함께 아이와 함께할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제 이렇게 둘만의 시간도 당분간 없겠지? 다음에 일본에 오게 된다면 아이와 함께 올까? 오늘 왔던 이곳을 아이와 함께 오고 싶다.
초음파 사진을 쓰다듬었다. 너는 어떻게 생겼을까.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걸까?
배를 타기 전 리버워크의 아까쨩 혼포에 들렸다. 아기 용품이 엄청 많았다. 인터넷에서 미리 찾아보고 온 여러 가지 추천 아이템들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온도에 따라 변하는 이유식 스푼, 이유식 턱받이, 딸랑이, 아기 모자, 아기 옷... 하나하나 살 때마다 가슴이 설렜다. 아기 옷이 이렇게 작구나. 네가 이걸 입으면 얼마나 귀여울까. 내 옷을 사는 데는 3만 원도 아까운데 아기 물건은 조금 비싸도 손이 갔다.
좋은 걸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일까.
로피아 마트에서 배 안에서 먹을 저녁거리를 샀다.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 여러 가지 음식 재료도 덤으로 구입했다. 일본 도시락은 벌써부터 할인 딱지가 붙어 있었다.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었다. 우리나라 마트에도 저렴한 도시락이 많이 있었으면 1인 가구에게 아주 좋을 텐데.
고쿠라에서 시모노세키로 넘어가 배를 탔다. 이번에는 한 방에 여러 명이 함께 자는 다인실로 배정받았다. 늦게 온 것도 아닌데 일찍 온 사람들이 다들 자리를 잡아놔서 남편과 나는 떨어져서 자게 되었다. 평소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임신 상태여서 불안하고 슬펐다.
배 안 라운지에서 늦게까지 저녁을 먹으며 이번 여행에 대한 회포를 풀었다.
일본 여행은 기대보다 더욱 좋았다. 크게 관광 욕심을 내지 않으면 태교 여행을 해외로 가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여행 동선을 최대한 짧게 잡고 위치가 좋은 호텔에 투자한다면 크게 부담이 없을 것이다.
조기 진통으로 힘들었던 많은 산모분들! 이렇게 여행할 수 있어요. 희망찬 후기를 전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