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품고, 키우고, 마주하기까지의 여정
친구 부부와 섬으로 1박 2일 여행을 갔다.
친구 부부는 슬하에 2살 된 딸아이가 있다. 우리 부부(뱃속에 꼼지)와 함께니까 총 6명이 여행을 가는 셈이다.(아마도)
각자의 차로 숙소 근처 마트에서 만나 하루 동안 먹을 장을 봤다. 저녁은 외식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밤에 먹을 간단한 야식과 음료, 술을 샀다. 펜션에 체크인을 하고 각자의 방에서 잠깐 쉬었다. 친구가 추천해 준 펜션은 가격은 저렴했지만 생각보다 아늑했고 섬의 풍경이 환하게 보여서 좋았다.
저녁 시간이 되자 근처 아기 의자가 있는 양식당을 방문했다. 친구는 아기가 있으니 식당이나 카페의 아기 의자 유무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마 나도 꼼지가 태어나면 식당 후기를 꼼꼼히 살펴보겠지?
친구 아기와 같이 밥을 먹는데 생각보다 많이 먹어서 놀랐다. 밥양은 어쩌면 나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다. 친구가 따로 가져온 아기 카레에 밥 한 공기를 다 비벼 먹었다. 우리 부부는 많이 먹었지만 친구 부부는 음식을 많이 먹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친구는 충분히 배부르게 먹었다 곤했지만 친구 앞에 놓인 음식은 반이 차 있었다. 육아를 하면 살이 많이 빠지지 않을까 생각했다.
아기를 재우고 펜션 루프탑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루프탑에는 수영장이 있었다. 1월이라 날이 많이 추웠지만 막상 가보니 물도 따뜻하고 좋았다. 나는 임산부라 외투를 껴입고 물에 발만 담갔다.
남편과 친구 부부는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겼다. 밤이라 수영장에는 따뜻한 전구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추울까 봐 나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막상 나와서 다 같이 즐기니 기분이 몽글몽글해졌다.
방에서 샤워를 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우리 방에서 2차를 했다. 친구는 휴대폰으로 홈카메라를 틀어놓고 아기가 잘 자는지 확인을 했다. 직접 가져온 아기 침대며 홈카메라까지 친구에게 많은 꿀팁을 전수받았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에게는 아주 좋은 정보였다.
사실 어색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과자와 술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어쩌다 보니 새벽 3시까지 신나게 놀아버렸다. 고맙게도 친구는 새로 태어날 아기를 위한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임신이 처음이라 모르는 것도 많고 막막했는데 친구의 말은 나에게 큰 위로와 도움이 되었다. 한편으로는 다른 친구들보다 빠르게 임신을 하고 아기를 낳은 친구가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아기와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정보를 얻어서 매우 좋아했다.
다음 날 아침 펜션 조식을 먹었다.
친구 부부는 역할을 나눠 한 명이 아기 밥을 먹이고 다른 한 명이 식사를 했다. 아기는 생각보다 많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식당에 있는 과일은 대부분 먹을 수 있었고 주로 계란프라이와 밥을 먹었다. 어느 정도 아기 밥을 다 먹이면 역할을 바꿔 아기를 돌봤다. 익숙한 그 움직임이 멋있어 보였다. 우리의 미래의 모습이지 않을까.
조식을 든든하게 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근사한 카페에 들렀다. 카페를 좋아하는 나를 위한 멋진 코스! 빵 종류가 많아서 아주 좋았다. 여러 가지 빵을 골라 담았다. 아기가 먹을 수 있는 빵도 담았다. 친구 아기가 “빵!”, “이모!”라고 말하는 모습이 귀여운 천사 같았다.
우리 아기가 나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한다면 어떨까.
엄마라고 말한다면?
아마 나는 심장이 폭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