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슈즈트리 논란' 특종 탄생 과정
#2. 소품집 : '슈즈트리 논란' 특종 탄생 과정 (2017.5.16.)
특종 중 상당수는 어쩌다 얻어 걸린 일이라는 데 동의한다. 단지 그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에도 고개를 끄덕인다.
서울로 7017에 관한 기사가 한창 쏟아질 때였다. 이를 인터넷을 통해 모니터링하던 중, "서울역 앞 신발 수천켤레를 쌓아두는 모습이 너무 보기 싫다"는 댓글이 눈에 들어왔다.
당시 기자들도 모르는 행사 준비였다. 이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등 서울시청 쪽에서 보도자료를 줄 법도 한데, 어떤 언질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신발을 수천켤레나 쌓아놨길래 이런 댓글이 올라왔나, 궁금증이 커져갔다. 휴일 오후 서울역 앞 광장을 찾았다. 그리고 '슈즈트리'의 실체를 내다봤다. 이건 기사다, 무조건 이야기가 된다는 게 처음 떠올린 말이었다.
곧장 취재에 들어갔다. 서울시 공무원들은 당황하는 눈치였다. 신발 투입 수와 조성 예산을 확인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까닭이다. 애초 쓴 당일 신문지면을 차지할 예정이었으나, 그날 꼭 들어가야 할 다른 기사가 있어 출고가 하루 미뤄졌다.
그때였다. 마감이 끝날 때쯤 서울시 공무원이 '슈즈트리'에 대한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이를 받는 순간 어떤 기자든 즉시 기사를 쓸 수 있는 형태였다. 조성 목적, 취지, 향후 방향 등…. 당연히 현장 시민에게서 듣고 기록했던 나쁜 말은 없었다. 그저 내가 비판적인 기사를 쓰기 전 선수를 치겠다는 모습인 듯했다. 보도자료만 그대로 받아 쓴 기사들이 속속 올라왔다. 승부를 걸 때였다.
지면에 실리는 걸 포기하고 기사를 온라인에 출고했다. '조형물이냐, 조흉물이냐, 서울로 7017 슈즈트리 논란' 기사의 탄생 과정이다. 곧장 각종 포털사이트 메인을 장식했다. 후속 보도가 쏟아졌고, 어떤 매체에선 그 해 예술계를 흔든 기사로 이를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