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위기의 서울시' 파장
#3. 소품집 : '위기의 서울시' 파장 (2017.11.1.)
정리가 필요했다.
서울시 공무원을 10명 이상을 만났다. 1급부터 9급까지 다양했다. 서울시 공무원이 줄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데 대해 이야기를 그 이유를 알고자 했다. 이를 알기 위해 내가 알고 있던 모든 내용도 공개했다. 기사 보도 직후 전자우편이 쏟아졌다. A실의 B과장의 갑질, C본부의 D팀장의 행태, E국의 국장에 대한 소문 등. 이들은 모두 폭발 직전 상태였다. 박원순 시장에 관한 의혹을 제보하는 목소리도 빗발쳤다. 어떤 자는 익명으로, 어떤 자는 궁금하면 지금 당장 전화해도 좋다며 전화번호를 써놓기도 했다. 당초 2개 시리즈로 본 기사는 3개에서 4개 시리즈물로 늘어났다.
가장 많이 들은 것은 당장 내일 자살자가 또 생긴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말이었다.
현장 목소리가 가득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선명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글이었다. 아예 4개 기사를 모두 폭로성으로 안고 가면 어땠을까, 기자의 욕심으로 고민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취재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결국은 이렇게밖에 쓸 수 없던 기사였다.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박원순 시장도 곳곳에서 결점을 가진 이였다. 어쩌면 자유한국당도 그가 지도자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이 부분을 공격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얼마간 ‘박원순’이란 단어의 연관 검색어로 ‘이원율’과 ‘위기의 서울시’가 붙어왔다.
서울시는 설명·해명자료를 내놓지 않았다. 서울시는 며칠 뒤 공무원 근무 혁신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