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왁 커피, 르왁 커피.

모든 커피가 나무에서만 수확되는 건 아니다.

by Caesar Choi

모든 커피가 나무에서만 수확되는 건 아니다.


코끼리 변에서 추출되는 커피.

블랙아이보리(Black Ivory),

족제비 변에서 추출되는

위즐 커피(Weasel Coffee) 등

애니멀 커피라 불리는

동물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커피도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시벳(Civet).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추출되는 커피.

루왁(Luwak)은 주로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지에서 생산된다.


커피 열매를 먹은 야생 동물은

잔솔가지 위에 변을 보지 않고

주로 이끼 낀 바위 위에 변을 본다.

그래서 경험 많은 루왁 채취 농민들은

주로 노출된 돌 주변을 관심 있게 본다.


변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어 수입되는 루왁은

자연산이 아닌 사육된 사향고양이로부터

채취한 루왁일 가능성이 크다.


자연산은 야생 동물이 커피 외에도

이것저것 주워 먹으니 점성이 떨어진다.

배변 이후 채집자의 눈에 띄기 전까지

햇볕 아래 장시간 노출되어 있다 보니

수분이 날아가 부스러진

파치먼트(커피껍질, 과육이 제거된 상태)

상태로 채집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다른 야생 동물보다 루왁은

변의 점성이 좋아 특정 글루(Glue)가

변의 형태를 유지하게 해 주는 편입니다.

따라서 부스러져 있거나

아주 딱딱한 변의 형태를 띤다.


제대로 된 천연 루왁은 오로지 그 희소성 때문에

1kg 당 커피 생두의 시장 가격이

브라질 일반 아라비카 커피의

약 100배를 넘는 경우가 많다.


루왁은 커피의 한 종류가 아니라

사향고양이의 배설물에서 나온 커피

모두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커피 자체만 보면

아라비카(Arabica) 일 수도 있고,

로부스타(Robusta)도 있을 수 있다.


보통 천연 루왁 아라비카는

공장 생산 원가가 1kg 당 80불 내외,

로부스타의 경우 50불 정도를 기준으로

수매 가격이 정해진다.

2017년 기준이니 지금은 더 많이 올랐을 것이다.



루왁커피가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인간의 노력이 닿지 못하는 희소성에 있다.


사향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잘 익은 커피 열매만 따 먹는다.

섭취한 커피 열매는 함께 먹은 다른 잡식들과

소화의 과정을 거치며 부드러워지고

쓴맛이 덜하고 신맛과 단맛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루왁 커피가 된다.

거기에 가치가 있다.


변에 섞여 배설되는 것은 맞으나

배설되는 커피콩은

쌀겨와 같은 속껍질에 싸인 상태로 배출되고

불순물은 커피콩의 도정 과정(Hulling)과

200도가 넘는 로스팅 과정에서 모두 제거되어

위생상의 문제는 없다.


사육되는 사향고양이에 대한

잔인함과 비인간성은

이미 대중매체를 통해 많은 분들이 실상을 접하고,

부정적인 견해를 견지해 가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루왁 생산 농장에 있는

사향고양이는 야생성을 모두 잃고

관광객을 위한 애완 동물화 되어 있거나

우리 안에서 극심한 정신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사육된 사향고양이는

본능에 따라 당도가 높은 잘 익은 과일만을

섭취하던 야생성을 상실한 상태로

주는 먹이만을 섭취한다.


이미 루왁 커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인

자연선택의 오묘함은 이미 상실된 상태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 공생하며

혜택을 주는 것이 아니라

파괴의 순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 중 하나가 바로 사육 루왁이다.


11년 째 고양이와 함께 지낸 사람으로서

지나치기가 어려웠던 커피.



#커피아닌커피이야기 #여섯번째

#티모르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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