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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esar Choi Oct 07. 2023

그야말로. 10년만에.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에 왔다. 10년 전에 수금받으러 근처에 왔었다. 안 주머니에 돈을 잔뜩(?) 넣고 넉넉한 마음에 바다를 보며 내년에는 부산국제영화제에 와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29살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 매출을 더 잘 올렸다. 졸업하면서 앱 하나 개발해 주고 3,300만 원을 받았다. 그 돈으로 시작한 약국 납품업이 꽤 잘 되었었다. 내 인생이 이렇게 피는구나.라는 건방진 생각도 했었던 것 같다.


그 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하던 일도 제품 공급을 한 순간에 못 받고 거래처를 다른 분께 고스란히 넘겨주며 끝났다. 내년에 영화 봐야지 했던 결심도 계속 어그러졌다.


우리는 쉽게 타인의 풍문風聞과 자신을 비교한다. 정작 대봐야 할 사람은 과거의 나와 지금의 자신이 아닐까.


청춘은 조금 낭비되기 마련이다. 10년 동안, 아니 그 이전부터 때때로 실패하고 이따금 부서진 게 자랑스럽다. 10년이 지났는데 사회의 배려(?)로 1살이 줄었다. 38살을 ‘먹은 게’ 아니라 ‘달성한‘ 느낌으로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여전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순간이 한 번씩 생기지만 어떻게든 길을 닦아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조급함이 문제를 해결한 적이 없으니 겸손과 공경으로 찬찬히 물어보며 가야겠다. #2023_37


…는 생각을 ‘커뮤니티 비프’ 섹션의 ‘커피전성시대!’를 보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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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재배커피 #로스팅하고있는게 #참운이좋구나싶었던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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