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슈즈를 완성한 날 떠올린 대통령의 자격
#1.
지율스님이라는 분이 있었다.
그 분은 2005년에 원래 계획대로 KTX를 건설하면
천성산의 도롱뇽이 멸종한다고 했다.
건설을 반대하며 100일동안 단식을 했다.
사람이 어떻게 100일을 굶을 수 있느냐
그 스님 때문에 공사가 지연되어 생긴 손해가 얼마인지 아느냐...며
연일 말들이 많았다.
당시의 대통령은 민정수석을 스님에게 보냈다.
민정수석은 스님 앞에 앉아 왜 단식을 하는지 이야기를 들었다.
#2.
침몰하는 배에서 아이를 잃은 한 아버지가
진상을 제대로 밝혀달라며 한달 넘게 밥을 굶었다.
언제든 유족들을 만나겠다고 한 대통령은
지방선거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문을 걸어 잠궜다.
#3.
식사 여부를 묻는 일이 우리의 인사이고,
처음 본 사람이라도 한끼를 굶었다고 하면 식사부터 하자고 한다.
그 것이 인지상정이다.
#4.
그런 인지상정마저도 외면한 그 때 그 사람.
한 때 국가원수였던 사실을 떠나서
인간적으로도 참 별로다.
#5.
사람은 먹지 않으면 죽는다.
사람이 먹지 않고 무언가를 주장한다면
그 주장은 그만큼 절실하고 경각에 달려있다는 거다.
다음 대통령이 되실 분은
밥을 굶고 있는 사람에게
왜 굶고 있냐고 그 앞에서 물어줄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최소한.
#6.
그리고 그녀가 빨리 청와대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지지하지는 않지만 한 때 국가원수였던 그녀가 멱살 잡혀 나온다면
참 슬플 것 같아서 말이다.
#7.
우여곡절 끝에 플랫슈즈 하나를 내 손으로 만들었고
그 구두는 괜찮은 주인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