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왔다 싶어 (대작)도련님 세트를 갖고 위로 올라갔다. 밤까지 있었다. 근처 돼지국밥집에 갔었다. 수육정식이 10,000원이었다. 나는 돼지국밥도 좋았는데 국이 부실했다. 사장님이 고기양도 많고 돼지국밥도 충실한 15,000원짜리 세트를 그 자리에서 만들어주었다. 이제 그 집에 가서 (대작)도련님 세트 주세요 하면 그걸 만들어 주신다. ㅋㅋㅋ (지산동 처갓집 돼지국밥)
나는 이런 분들이 좋다. 사람들은 내가 이 재화를 샀을 때 어떤 대접을 받았는지를 기억한다. 판매자가 얼마나 팔고 싶어 했는지를 추억한다. 어떻게든 타협점을 찾아 일을 진행시키는 분들 덕분에 경제가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먹고 사는 곳 맞은 편 찻집에 임대 문의가 붙었다. 그 옆에는 한달 전에 무인 카페가 들어섰다. 평균 판매가가 3,000원 이다. 이익률을 진짜 정말 넉넉히 잡아서 한잔 팔아 2,000원 남긴다고 해도 50명이 와야 하루 10만원 이다. 그 만큼 오는 걸 본 적이 없다.
오늘 같이 일이 많은 날이면 매일 정오 즈음에 가는 뷔페식당을 한 끼 걸러 가게 된다. 오전 11시에 열어 재료가 없어지면 시마이 하는 집이다. 오후 느지막이 가면 단골이라고 남은 음식을 잔뜩 내주신다. 이 집도 얼마 전에 주인이 바뀌었다.
나만 따라 하면 3개월 만에. 한 달 만에. 일주일 만에 얼마를 벌 수 있다고 하는 시대다. 재화를 벌어들이기 쉬운 시대니 온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신실하게 들을 이야기도 아니다.
뭐가 중요한 걸까.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개인기를 발휘하는 게 중요한 건지. 그런 기량을 내지 못한 사람이 뭔가가 부족한 건지.
일이 많은 게 뭐가 문제인가. 일이 없는 게 문제지. 얼마를 버는 지도 중요하지만 매일 할 일이 있고 좋은 컨디션으로 하는 걸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봄이 반갑다. 일찍 뜨는 달 덕분에. 황사를 벗어난 노을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