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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 하는 일을 해야 할까

21번째 도보여행

by Caesar Choi


21차 도보여행 했다. 성수기 직전이라 비행기삯과 숙소비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했다. 이러면 일단 예약부터 해야 한다. 여름에는 길보다는 물로 가야 한다. 18코스. 김만덕 기념관에서 조천까지만 걷고 늦은 오후에는 숙소 근처 이호테우 바다에서 헤엄쳤다.


대우 김우중 창업자가 법정에 섰다. 지난 30여 년 유럽 출장을 100번 넘게 갔지만 루브르 박물관 관람도 못 했다.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해 애쓴 점을 감안해 달라. 고 최후 변론 했다. 사람들은 재벌 회장의 삶도 별 거 없구나. 사람 사는 게 비슷하구나. 했다.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걸 해야 할까. 질문을 받거나, 스스로에게 되뇌었던 시절이 있었다. 일단 돈을 버는 일을 해야 한다. 고 퉁 치고 넘겼었던 것 같다.


24살 여름에 시작한 도보여행을 벌써 21번이나 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에서(?) 도보여행 꽤 잘하는 사람의 반열에 오르지 않았을까. 나만 아는 그 명예를 얻기 위해 좋아하지도 않은 일을 억지로 의지를 내어 20년 가까이 하지는 않았겠지. 나는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김우중 회장의 삶도 별 게 없었던 게 아니다. 아마도 그는 루브르 박물관 관람보다 없던 일을 만들어내고 비즈니스화시키는 걸 재미있어하고 좋아하던 사람이었을 거다.


앞선 질문의 프레임 안에서 답을 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든 찾아내서 그 일을 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다. 우리 인생을 좌우할 중요한 일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인생은여름방학처럼 하고 싶은 일 어딘가에 있을 테니까. 쉽지는 않은 일이다. 나도 이제 겨우 하나 알아낸 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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