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

투블럭 컷과 문샷키즈

by Caesar Choi


#1.
열여덟살 아침 두발 단속에 걸렸다.
점심 때 학교 이발소에 머리 자르러 갔다.
이발소 아저씨는,
"머리가 너무 직모라서 답이 없다."며
능숙하게 스포츠로 머리를 잘라주었다 .
그 때부터 나는 내 머리가 '답이 없는 직모'인줄 알고
헤어스타일을 스포츠 스타일에 고정해 놓고 살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정말 답이 없나?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고,
동네 미용사에게 답이 있느냐고 했더니
'투블럭'을 권해주었다.

그래서 거의 십수년만에 새로운 머리스타일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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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토리펀딩 작가가 되었다. http://bit.ly/2g9JA9M
실제 인테리어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원인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요령을 담아보았다.
박성민 대표님, 차원종 매니저님, 이장균, 김홍철 인턴이 없었다면 단 한자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후원해주신 분들께는 책을 전달해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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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올해 4월에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
내년 5월쯤 철인이 되려고 준비하고 있다.

9월부터 수영을 배워서 이제 평영까지 할 줄 안다.
접영은 나중에 배우기로 하고 매주 자유수영을 하고 있다.
자전거도 일주일에 한번씩 40킬로 정도 타고 있다.
매일 5km를 걷거나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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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969년에 우주선 아폴로가 달에 착륙했다.
혁명적인 이 순간을 지켜본 10대 청소년들은
혁명적인 무언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스스로를 '문샷키즈Moon-shot kids' 라고 불렀다.
그 청소년들 중에는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가 있었다.

2014년 4월 대한민국에서는 배 하나가 침몰했다.
청소년 300여명이 보호받지 못 하던 순간의 충격은
수많은 어른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인생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그냥 받아들이던 질서와 권위와 법칙을 제대로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수능을 앞두고도 나온 청소년들을 우리는 무엇으로 불러야 할까.
스스로를 어떤 세대로 부를까?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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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문득 밤바다를 보러 갔다.
밤바다를 좋아하지만 애증하지 않는 이유는
그저 사랑하기만 할뿐, 무언가를 바라지 않아서라는 걸 깨달았다.



#6.
'천리마가 칭송받는 이유는 그 다리 힘이 아니라 그 덕에 있다.'
-논어 사숙록 14장 헌문-



#7.
2009년부터 11월이 한 해 마지막 달처럼 느껴진다.
올해는 10월에 고향집 일도 많았고 왼쪽 팔목 인대도 늘어났어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다.

#8.
인디언 아라파호 족은 11월을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고 했다.

열여덟 그 때 그 아저씨가 답이 없다고 해서
머리스타일을 바꾸지 않고 살았던 것 같지만,
사실 내 생각대로 세상을 보려하고
내 스타일대로 사람을 판단하려한 내 마음이
내 머리에 반영 되었던거다.

조금 더 열린 생각, 다양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아직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하나라도 더 해보려고 해봐야겠다.




#9.
언제나 흔들렸던 건 나의 눈이었고,
활시위를 당기는 손이었다.
명중할 수 있을까 의심하는 마음이었다.
과녁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2016년 11월 15일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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