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n
하늘을 동경하던 땅이 꾸는 찰나의 자유, 꿈. 일출의 빛, 산들 바람에도 사라지는 것임을 알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땅은 하늘을 원한다. 불안하고 짧은 순간임에도 항상 땅이 꾸는 꿈은 신비롭고 간절하면서 애처롭기까지 하다.
본디 하늘과 땅은 하나로 태어났으나 함께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늘의 자유를 갈망했던 땅은 하늘의 힘이 약해지는 새벽에 하늘을 흉내내고자 자신을 하늘의 구름으로 감싸기 시작했다. 그렇게 땅의 자식들은 땅의 구름을 볼 때면 하늘의 신비로움과 고요한 어떤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中 -
언젠가 하늘과 땅이 막 생겼을 때 이야기이다. 중력이 생기기 이전의 세계, '하나'에 나뉘게된 하늘과 땅은 본디 하나였었기 때문에 그 교류가 활발했었다. 하늘은 땅에게 자신이 보고온 세상을 이야기하고, 땅은 하늘에게 하늘이 볼 수 없었던 땅 위의 생물들의 가슴속 이야기들을 해주곤 하였다. 간혹 하늘이 땅의 일을, 땅은 하늘이 가질 수 없는 물질적인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서로 상생하며 지내왔었다.
그러나 '하나'의 분열은 하나가 되고자하는'욕망'을 만들어내었고, '욕망'는 너아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한'차이'를 만들고 결국은 '질투'를 만들어냈다. 하늘은 땅에게 물질적인, 땅은 하늘에게 자유로움에 대한 질투를 하기 시작했고, 이는 걷잡을 수 없이 강해져 더 이상 둘의 관계는 되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하늘과 땅의 싸움이 지속되자 세상의 모든 생물이 죽어나가기 시작했다. 하늘은 숨을 쉴 수 없게 되었고, 땅은 더 이상 뿌리내릴 수 없을 만큼 척박해졌다. 결국 둘은 최소한의 교류만을 약속하고 싸움을 그만두었다.
그렇게 증오스럽고 질투나는 하늘이었지만, 땅은 하늘에게서 듣던 자유의 이야기들을 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자존심 때문에, 더 이상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다른 세상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없게되었다.
그래서 땅은 자신이 하늘이 되고자 하였고, 하늘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던 구름을 만들어 자신을 감싸안았다. 포근한 이불같은 구름을 감싸고는 땅은 잠깐 동안하늘이 된 듯한 느낌을 느끼곤했다.
이를 본 하늘이 가만히 있을리없다. 하늘은 땅에게 화해를 청하는 척 하면서 솜털바람으로 땅의 안개를 날려버렸다.
그 후, 땅은 하늘이 잠드는 새벽이 되면 자신이 늘 들어오던 자유의 꿈을 느끼고자 구름으로 자신을 덮었고, 이것이 안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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