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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라스틱 베이커리 Dec 11. 2017

2017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후기

현재


회사를 12월까지만 다니기로 했다. 11월에 갔었던 헤럴드 디자인 포럼이 시발점이 되어 그동안 묵혀져왔던 고질적인 문제가 터져버렸다. 돈 한 푼을 더 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본인의 디자인 방향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계속 디자인을 하는 것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였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본래 전공을 포기하고 디자인을 선택했을 때의 큰 결심은 어느새 무뎌져서 무감각해지기 직전이었다. 헤럴드 포럼에서 다시 재가공된 다짐이 더 무뎌지기 전에 그만두고, 탐구를 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의 현실화' / '표현의 언어' / '시대 정신'이라고 줄곧 생각해왔고, 이는 변함없다. 셋 중 본질적인 것을 선택하자면 주저없이 '시대 정신'이라 하겠다. 디자인이 특히나 이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조의 현실과 가장 근접하게, 가장 현실적으로,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곧 당대의 시대를 어떤 형태나 컨텍스트로든 반영되게 되어있고, 이는 결국 시대의 현재를 반영하기 때문에, 동시에 시대적 문제와 현실에 가장 근접한 직업군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은 분명 가장 현실적인 직업군 중 하나이다. 그러면서 이상적인, 인간의 소망과 이상을 담아내는 독특한 직업이다. 인간의 현재와 문제와 꿈이 모두 담겨있는 디자인을 직업으로 삼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대 사회가 가진 사실적인 모습들을 찾아내는 것. 그리고 이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상향을 만들어내고 이를 표현의 언어로 현실에 나타내는 것이 가장 디자인적인 디자인, (현실화를 위한 기술적 지식) (시대 정신) (현실에 표현해내는 것_ 표현의 언어)를 고루 갖춘 최고의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1208 디자인 세미나 


리네 크리스챤슨 (LINE ULRIKA CHRISTIANSEN)

도무스 아카데미 학장이자 인터렉션 디자이너인 리네 크리스챤슨 교수님은 'Seeking for Utopia, Avoiding Distopia'로 디자이너를 표현하시며 Plans for Action > Idea > Key Element라는 현실적인 이야기와 동시에 기술과 인간과 비즈니스의 접점에 디자인 있다고 말씀하셨다. 동시에 디자인은 결국 태도의 문제라는 라즐로 모호기 나기의 말을 강력하게 인용하시면서, 추상적이지만 디자인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셨다..


타쿠 사토 (TAKU SATOH)

일본의 유명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21_21 디자인 사이트 책임자이면서 2일차 최고 인기 강좌였던 타쿠 사토씨는 서핑을 매우 좋아하신다. 그런 그는 서핑처럼 오히려 스타일이 없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디자인 자체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명확한 스타일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라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스타일은 일을 진행할수록 어쩔 수 없이 드러나긴 하기 때문에 스타일을 추구하려하지 말고 중요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이 근본적이라 말씀하셨다.

타코 사토씨와 인증샷. 올해 21_21 야생전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던 나로써 팬미팅과 같은 하루였다.


네리 앤 후 - 린든 네리 (NERI & HU - LYNDON NERI)

오늘 세미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 린든 네리의 강연은 가장 탐구적이며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깊이있는 (문헌적인 Quotes_ 인용구들이 많았던) 강연이었다. 그는 3가지 포인트_ Interiority / Total / Nostelgia를 가지고 수많은 작업들을 진행해왔다. 서도호의 작품을 매우 좋아한다는 그의 작품들을 모두 보았을 때 느껴지는 것은 결국 '생각과 솔루션 만으로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다'라는 생각이었다. 중요한 포인트를 가장 명확히 이해하고 집중하고 집요하게 작업해왔던 디자이너였던 네리 앤 후의 린든 네리 교수님은 결국 '생각이 곧 디자인'이고, 이것만으로 스튜디오의 정체성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의 증거 그 자체셨었다. 




1209 디자인 세미나 및 페스티벌 관람


김용주 

국립 현대 미술관의 전시 디자이너이자 국내 1호 전시 디자이너인 그녀는 단순히 보여지는 것에서 느껴질 수 있는 다양한 메세지들을 연구하여 이를 메타포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연구하는 디자이너였다. 결국 예술의 전시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시대의 파수꾼인 예술가들의 작품들에 대해 '어, 왜 아닌것 같아?'라고 그들의 이야기가 자유롭게 공론화될 수 있는 공존의 장을 만들어줌으로서 이 시대의 다양성에 대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곧 전시의 본래 목적이라 생각한다고 말씀하였다. 


서울 디자인 페스티벌 

전국 각지의 디자인 전문 기업들의 참여가 돋보인 전람회였다. 이전과 마찬가지로 젊은 디자이너들의 다양한 작업들을 통해 다양성에 대해 알 수 있었던 페스티벌이었다. 이전부터 그러나 느껴왔었던 주제: 디자인의 공예화, 공예의 디자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계기였던 것이, 동시에 관람했었던 공예 트랜드 박람회와 중복되는 작품들이 다수 있었다. 


디자인 운동의 시초인 윌리엄 모리스의 공예의 일상화가 가졌던 고질적인 문제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예는 결국 상업화가 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니고있다. 그렇다면 공예가 디자인과 다른 점은 단지 소량 생산이라는 점 뿐일까? 


공예 작가님들은 손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하나의 소재가 가진 다양한 가능성들과 미학적 가치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분들이다. 그들과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예 제품의 형태를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작가분의 주요 작업 재료의 물성을 이해하고 이를 현실적인 제작 방법으로 이끌어내는 것, 현실의 문제 해결을, 작가분들이 일생을 바쳐 연구해온 하나의 물질이 가능 다양한 가능성과 소재 고유의 아름다움을 현대 사회에 맞게 정리하여 풀어내는 것이 디자이너와 공예 작가가 협업할 때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 아닐까한다. 


공예와 디자이너간의 상생 모델은 양산이 불가능한 고질적인 공예의 문제를 디자이너의 안목을 통해 현대적인 미적 감각과 현대 사회의 필요에 맞는 기능 설정, 비즈니스 모델과 관련된 현실적인 양산 혹은 맞춤형 제품으로서의 제작 및 마케팅 및 판매 전략 등 모든 부분이 포함되었을 때 진정으로 잠재력이 폭발할 것이다. 결국 현재 유행하는 공예와 디자이너의 협업의 활성화와 둘 간의 경계의 모호화의 본질적 문제는 서로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들을 현실적으로 해결하고자하는 노력들이었을 것이다.








FRANKLY DESIGN STUDIO, Seoul, Korea,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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