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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fe allonge Oct 01. 2023

3주간의 여름휴가

8월의 파리

8월의 파리는 주요 관광지 이외에는 고요할 정도로 한적하다. 대부분 바캉스를 떠났기 때문이다. 아이와 공원으로 향한다. 체육시설이 갖추어진 공원에서 아이와 함께 공을 찬다. 핸드볼 코트를 빙 둘러싼 트랙 위에 서서 아이에게 물었다.



"여기 출발선 보이지? 달리기 시합을 한다면, 어느 쪽에서 뛰는 게 좋을까? 안쪽 아님 바깥쪽?" "안쪽!" 바깥쪽 레인의 출발선은 저만치 앞에 그려져 있다. "응, 다들 안쪽에서 뛰고 싶겠지? 그래서 바깥쪽에서 뛰는 사람이 조금 더 앞에서 출발하는 거야." 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는 듯 고개만 끄덕이더니 다시 공을 찬다.



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처음 맞이하는 긴 여름휴가는 그렇게 아이와 함께 시작하였다. 입사 이후 하루도 휴가를 쓰지 않았던 내게, 상사는 8월에는 최소 3주 이상 휴가를 쓰라며 두 번씩이나 당부를 하였다. 다른 동료는 긴 여름휴가 동안 충분히 재충전을 해야 나머지 1년을 살아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나에겐 낯설고 새로운 생각들이 이곳 사람들에게는 친숙하고 당연하다는 점이 나에겐 여전히 낯설고 새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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